힘들어진 경제... 취약계층 일자리 이중고...

불법체류 노동자 신분 악용해 임금체불 만연...

전 세계적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 정국이 정치, 경제, 문화 등 우리 사회 전 분야에 악영향을 주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삶은 고단함을 넘어 안타깝기 그지없는 현실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주민 노동자 작업현장ⓒ김행하기자

전남 장성 소재의 A 중소업체에서 부품 조립공정을 도급받아 운영하고 있는 B 씨는 "3개월째 인건비를 지급받지 못해 죽을 지경이다"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무리들은 “수년간 국내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가는 곳마다 임금을 제때 주지 않아 힘들다”고 토로했다.

불법체류자들은 또한 “신분상 소송이나 항의가 어려운 점을 악용해 사업주가 고의적으로 임금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B 씨는 “자신은 물론이고 함께 근무하는 이주노동자들과 불법체류자들이 인건비를 받지 못해 직장을 떠나면서 인력대체가 안되고 있는 회사 또한 힘들어 죽을지경 이다”고 전했다.

사측 관리부장 D 씨 역시 "주문량 축소로 공장 가동을 계속할 수 없어 이달 들어 10여 일 이상 공장을 닫아야 하는 형편이고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부득이 임금체불이 되고 있다"고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광주지역 K변호사는 "요즘 들어 소송가액 1000만 원 미만의 임금채권 사건 의뢰가 부쩍 많아졌다"면서 "불법체류 노동자들 경우, 금액이 적고, 신분상 노출을 꺼려 불이익과 법적 권리를 침해당해도 참아온 측면이 있었으나 삶이 힘들어지다 보니 무리 지어 사건 의뢰를 하고 있는 추세다"고 전했다.

광주지역의 변호사들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며 "예전 같으면 수임도 하지 않은 사건들이지만 사무실 임대료라도 보태야 하는 형편인데 불법체류자들은 오죽하겠냐"며 "그들의 심정을 이해해 도와주는 마음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주민들의 국내 정착을 돕고 있는 광주 소재 이주민센터 관계자는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과 불법체류 노동자들은 여러 가지로 불평등과 제약을 감수하면서 살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일하는데 임금마저 떼이는 현실이 너무 안쓰럽다"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