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30대 여성 살해사건의 피의자는 자신의 부인의 아는 언니를 살해한 뒤 시신 유기에서부터 증거물 인멸 등에 연막을 치며 치밀함으로 범죄행각을 은폐하려한 것으로 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시신 발견 하루가 지났음에도 입을 굳게 닫고 있는 피의자 A모(31) 씨는 B모(34·여) 씨를 살해한 다음 차량으로 전주를 벗어나 임실을 비롯해 전주 외곽 지역을 오가며 시신 및 증거물을 순서대로 유기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교묘하리만큼 경계지역을 선택하면서 경찰의 수사에 대비한 시간을 벌기 위한 행동을 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먼저 A 씨는 시신 유기 장소로 임실군 관촌면 방수리의 포동교 밑 하천변을 택했다. 이곳은 진안군 성수면과 경계지역이기도 하다. 갈대 속에 시신을 유기하고 B 씨의 모자와 슬리퍼, 마스크를 가지고 유기 장소를 떠났다.
시신 유기 장소를 떠난 A 씨는 약 30여 분을 자동차로 달려 전주시 완산구 용복동 외진 길로 들어선다. 이곳 역시 김제시 금구면과 맞닿아 있는 경계지역이다. 그는 이곳 개울가에 B 씨의 소지품인 모자와 슬리퍼, 마스크를 버린 뒤 유유히 현장을 빠져 나온다.
이처럼 A 씨가 시신과 소지품을 각각 다른 곳에 유기한 것은 경찰의 수색에 대비하고 혼란을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A 씨는 나름 '페이크' 수법을 이용, 향후 경찰의 수색작업에 있어 시간을 더욱 끌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A 씨의 차량 트렁크에 있던 '삽'이 마치 시신을 암매장한 것처럼 위장을 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경찰이 '삽'을 발견할 경우, 시신 유기시 매장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이는 B 씨의 시신이 하천변 갈대에 덮혀 있었던 점에 비춰볼 때 그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지난 14일에서 15일까지 B 씨를 살해하고 유기까지 한 A 씨는 지난 17일 자신이 운영하는 퀵서비스 업체를 동생에게 갑자기 떠 맡기면서 도주 등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여진다.
경찰에 검거되기 하루 전인 지난 18일에는 자신의 휴대폰에서 '살인 공소시효'를 검색하면서 갈등을 한 심리 상태도 엿볼 수 있다.
이 때 최종적으로 도주 여부를 고민한 것으로 보이는 A 씨는 '살인 공소시효' 검색을 통해 살인 공소시효가 없어진 점을 확인한 뒤 반신 반 상태에 놓여 있다가 이튿날인 지난 19일 경찰에 덜미를 잡히게 된다.
A 씨는 지난 해 8-9월께 전주에서 퀵서비스 지점에 내고 돈을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씨는 도박과 주식 등으로 사실상 재산을 탕진하면서 주위에 돈을 빌리면서 빚에 시달려 왔다는 것이 지인들의 전언이다.
A 씨를 알고 있다는 한 지인은 프레시안에 전화를 걸어와 "아마도 도박과 주식으로 전 재산을 날렸을 것이다"며 "실제 그 뒤로 돈이 급해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다니는 일이 잦았다"고 말했다.
한편 A 씨는 강도살인 혐의와 함께 시신 유기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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