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주지사, 시장들은 우리에게 스스로를 격리시키고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한다. 부자들은 인구가 적은 지역에 있는 그들의 별장(두 번째 집)으로 가는데, 노동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고 있고, 유급 병가 및 가족 돌봄 휴가가 부족할 때, 집에 있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 집세를 내기 위해선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계급에서 이것은 집을 벗어나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들 중 일부는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민주당, 버몬트)이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미국 사회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는 글을 기고했다. (관련 기사 바로 보기)
'민주적 사회주의'를 주창하는 샌더스 의원은 '전 국민 의료보험(메디케어 포 올)', 최저임금 인상, 실업급여 확대 등을 주요 정책 공약으로 내걸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최근 사퇴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14일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을 한 번의 임기로 끝나는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기고에서 "미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지만, 엄청난 소득과 부의 불평등 시대이기 때문에, 그 현실은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4000만 명의 빈곤층,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8700만 명, 그리고 노숙자 50만 명에게 해당되지 않는다"며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과 경제의 붕괴라는 우리가 직면한 쌍둥이 위기들 속에서 우리는 미국 사회의 토대들 중 일부를 재검토해야 한다. 왜 그것들이 우리를 실패하게 하는지 이해하고,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국가를 위해 싸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은 특히 자신의 주장해온 의료보험 개혁의 정당성이 이번 팬데믹 사태를 통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메디 케어 포 올' 도입의 시급성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인시켜준 '인종적(계급적) 건강 불평등'을 통해 재확인된다고 샌더스 의원은 강조했다. 그는 영국 찰스 왕세자, 보리스 존슨 총리 등 부자들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만, 그 확률은 가난한 이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고 지적했다.
샌더스는 현재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 사태와 이로 인한 경제 붕괴 사태에서 희망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가치 체계에 대한 기본적인 가정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일 오후 7시 30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9만1625명, 사망자는 4만2458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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