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 안에 5% 이상의 지방이 축적된 상태인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며 간경화로 진행되거나 지방간이 더 심해져 지방간염이 되고,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간암 발생률은 더 높아진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치료제로 승인된 치료약물은 없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총장 김기선) 화학과 안진희 교수 연구팀이 말초 조직의 세로토닌(Serotonin, 5HT) 수용체 저해제(효소의 촉매작용을 저해하는 물질인 역촉매)를 개발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세로토닌은 잘 알려진 신경전달물질로, 중추신경계에서는 식욕 등을 조절하지만 말초 조직에서는 에너지 항상성 유지에 관여한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은 고지방식을 한 쥐에 화합물을 투여했을 때, 간의 무게가 감소했으며 간 내의 지방축적이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물질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치료제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진희 교수팀은 기존의 알려진 세로토닌2형 저해제이자 2016년 FDA 승인을 받은 파킨슨병 관련 정신질환 치료제인 피마반세린(Pimavanserin)으로부터 새롭게 말초 조직에 작용하는 화합물을 찾고자 했다.
그 결과,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통과를 줄여 주로 말초 조직에 작용하며 약효가 우수한 화합물인 IC50을 찾을 수 있었다. 이 화합물은 간 내의 마이크로솜 안정성이 좋으며 약물 대사작용을 저해하지 않았다. 또한 다른 8개의 세로토닌 수용체에 대해서도 약효를 테스트한 결과, 세로토닌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화합물을 고지방식을 한 쥐에 10주 동안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간 내의 지방축적과 간 지방증이 완화됐고, 포도당 내성이 개선됐으며 간의 무게가 감소했다.
안진희 교수는 “본 연구성과는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타겟 발굴 및 이의 치료제 개발로 향후 관련 신약개발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스트 안진희 교수(교신저자)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관련 논문은 American Chemistry Society가 발간하는 의약화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2020년 4월 14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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