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180석 대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책임감'과 '겸손'을 강조하며 내부 단속에 주력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17일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정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어항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항상 보고 있는 어항 속에서 투명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공직자의 도리"라고 했다.
그는 특히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깊이 반성해서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고 정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전 총리도 "그때(열린우리당)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이 대표의 말을 받았다. 이 전 총리는 "국민 앞에 조금이라도 오만이나 미숙, 성급함이나 혼란상을 드러내면 안 된다"며 "항상 겸손하며 안정감, 신뢰감, 균형감을 드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들이 우리에게 준 책임을 이행하려면 국민의 뜻을 모으고 야당의 협조도 얻어야 한다"며 "그런 일의 시작은 겸손에 있다"고 덧붙였다.
4.15 총선을 승리로 이끈 '투톱'이 해단식 자리에서 '열린우리당의 기억'을 소환한 데에는 17대 총선 이후의 정치 지형이 이번 총선 결과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 치러진 2004년 총선에서 집권당이던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얻어 단독 과반을 확보했으나, 야당에 대한 적대적 태도, 질서 없는 개혁 추진, 당내 계파 갈등에 골몰하다 정권을 내줬다.
이를 회고한 이해찬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기대 이상의 성원을 받았다"며 "그 성원에 보답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들이 준 의석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 항상 겸허한 자세로 국민 뜻을 살펴 일하고 반드시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낙연 전 총리도 "새로운 의제를 선정할 때는 그것이 경제와 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실현가능한 것인지 등을 고려해 신중하고 지혜롭게, 우선순위와 완급을 가렸으면 한다"고 했다.
이는 열린우리당 시절 '4대 개혁입법'이 무질서하게 추진돼 논란만 일으키고 좌초된 일을 꼬집은 언급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우희종 시민당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승리를 자축하며 "보안법 철폐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열린우리당이 당시 추진했던 4대 입법 가운데 첫머리에 올랐던 내용이다.
이 전 총리는 "국정 과제들은 구체적 성과를 내도록 차분하면서 확실히 추진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가 전방위적인 경제 위축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한 시도 잊어선 안 된다"고 경제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다.
이해찬 대표도 "코로나 국난 극복과 경제위기를 조기에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라며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듯 선거기간 중에 드린 약속을 최대한 신속히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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