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서 원내교섭단체(20석)의 꿈을 꿨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6일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온 우리 후보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의 지역구인 고양갑 1석에 비례대표 5석을 합친 6석을 얻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지난 대선보다 많은 297만명의 시민들이 정의당을 지지해줬다"며 "하지만 정의당은 10%에 육박하는 지지율에도 전체 의석 300석 중에서 2%에 불과한 의석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어 "몹시 아쉬운 결과지만 원칙을 선택했을 때 어느정도 각오한 만큼 겸허히 받아들인다. 최선을 다한 당원들과 정의당의 홀로서기를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원칙의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으로 정의당은 20대 총선 결과보다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거대양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하며 제도 개정의 취지가 왜곡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을 향해 '범여권' 위성정당을 만들자는 취지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의당은 '원칙'을 택하며, 위성정당에 함께하지 않았고 끝내 초라한 성적표를 안게됐다.
심 대표는 이어 21대 정치개혁에 있어 총선 결과가 역사적 오점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수구보수세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이뤄졌지만, 양당 정치 강화, 지역구도가 강화, 선거개혁 와해 등 정치개혁 후퇴라는 역사적 오점을 함께 남겼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는 "정의당은 낡은 양당정치 구도를 넘지 못했지만 무릎을 꿇지 않겠다"며 "20년을 외롭고 고된 길을 걸어왔지만 정의당은 또다시 시작하겠다. 정의당은 진보 대안세력으로서의 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슈퍼 여당의 시대에 진보야당의 역할이 더욱 막중하다는 것을 유념하겠다"며 "국회의 장벽을 넘지 못한 여성, 청년, 녹색, 소수자의 삶을 헌신적으로 대변하겠다"고 했다. 이어 "집권 여당이 기득권 앞에서 주저하고 망설일 때 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견인해가겠다"고 했다.
심 대표는 "무엇보다"라고 운을 떼고 눈물을 참으려는듯 한참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모든 것을 바쳐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 온 우리 자랑스러운 후보들,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울음을 터뜨렸고, 지켜보던 당원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은 세월호 참사 6주기다. 세월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세월호가 남긴 정신을 깊이 새기겠다. 참사에 희생된 영령들이 남긴 질문 '국가란 무엇인가', 그 물음에 더 책임있게 응답하기 위해, 정의당은 끝까지 사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