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4.15 총선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공포에 질린 선진국 등 전세계 국가들 사이에서 "방역 선거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의 BBC 방송은 15일 서울 현지 르포 기사를 통해 "투표를 강행할 경우 대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실제 현장은 차분했다"고 전했다.
또한 방송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1미터 거리를 유지하면서 참을성 있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면서 한국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성숙한 시민의식에 놀라워했다.
또 방송은 "감염에 대한 공포는 투표장으로 향하는 발길을 붙잡지 못했다"면서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들도 감염 우려를 최소화하는 규제 속에 투표를 허용한 조치도 관심있게 보도했다.
외신들은 한국의 총선이 코로나19를 전파시키는 부작용을 최소화한 채 마무리될 경우 전국 선거를 앞둔 다른 국가들에게 방역 선거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코로나 19 발생 이후 전국 선거를 치르는 나라가 한국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2일 이스라엘이 총선을 치렀지만 이후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한 나라가 됐다. 프랑스는 코로나19 확산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무릅쓰고 지난 3월15일 지방선거 1차 투표를 실시한 이후 22일 예정된 2차 투표는 오는 6월로 연기했다.
당시 5200명이 넘는 확진자(사망 127명)가 나오고, 레스토랑과 카페, 극장 등에 대해 봉쇄령을 내리면서도 프랑스 정부가 투표를 강행했지만, 공포에 휩싸인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가기를 꺼려해 투표율이 2014년 지방선거 때보다 무려 20%포인트 정도 줄어든 45%를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후 프랑스에서 코로나19는 감염폭발을 일으켜 15일 기준 누적 확진자가 14만 명을 넘고 사망자는 1만5000명에 육박하는 상황이 됐다.
<알자지라>, "확진자도 투표할 수 있는 나라"
코로나19 확산에 놀란 다른 나라들은 선거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영국이 지방선거를 1년 미루는 등 현재 47개국 이상이 선거를 연기한 채 한국이 코로나19 시대의 성공적인 방역 선거의 길을 가르쳐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 <라스탐파>은 '한국, 마스크 쓰고 선거 치르는 국가'라는 기사에서 "한국이 전 세계가 배워야 할 방역 모델이 된 것처럼, 현 사태에서 어떻게 선거를 치러야 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동의 <알자지라>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등장해 “확진자도 투표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뉴스를 내보내며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 속에서도 총선을 포기하지 않고 증상이 없는 한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는 한국의 도전을 놀라워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국의 총선이 전염병 확산을 초래하지 않고 무사히 치러진다면 미국 대선을 비롯한 다른 나라 선거에 하나의 지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에서 여당이 대승하면 코로나19라는 위기에 잘 대처한 지도자에게 오히려 선거에서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코로나19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지율을 회복할 기회를 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통신은 "한국을 빼고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면서 "많은 세계 지도자들은 다가올 선거에서 심판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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