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특별분담협정(SMA)이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담금을 전년 대비 13% 인상하겠다는 한국의 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2명의 당국자를 인용, 한국 측이 자신들의 입장에서 '최고 제시액'인 13% 인상을 제안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SMA가 거의 타결 직전까지 갔으나 여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 때문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의중은 미국 정부의 입장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협의를 거쳐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 입장이 확정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6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에스퍼 장관의 전화통화에서도 미국 정부는 이같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미측이 한국의 더 많은 분담을 요구하는 것과 함께 SMA의 신속한 타결을 압박했다고 전했다.
이렇듯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의 분담금을 이전에 비해 4~5배 높이겠다는 확고한 의사를 가지고 있는 한 SMA 협정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 등을 거론하며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 금액을 증액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실제 이 때문에 지난번 방위비 분담금 협정 역시 협상 막바지에 혼선을 겪은 바 있다. 한미 양측 협상단은 2018년 12월 11~13일 사흘 간 서울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총액과 유효기간 등에 상당한 접점을 보였으나 미국이 돌연 '최상부의 지침'이라면서 그동안 협의 내용을 무시하고 새로운 총액과 유효기간을 제시해 최종적 합의가 두 달 이상 미뤄지기도 했다.
이에 한미 양측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조만간 접점을 찾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특히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른바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분담금 증액 카드를 계속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월 31일 정은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대사는 "3월 중순 미국에서 개최된 7차 회의 이후에도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서 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조율 단계에 있다"며 조기 타결에 대한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주한미군 내 한국인 노동자들의 무급휴직이 시작되는 4월 1일을 전후로 한미가 SMA 타결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조기 타결이 예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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