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1번지'로 통하는 경남 창원 성산 지역구의 범진보 후보 단일화가 좌초 경로를 밟고 있다. 투표용지 인쇄(6일) 전 단일화가 무산된 데다 사전투표일(10~11일) 이전 단일화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지면서다.
지역 시민사회 원로들과 노동계 인사들은 7일 더불어민주당 이흥석,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석영철 후보를 상대로 지역 방송의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4.15 총선에 나설 단일후보를 결정하라는 '최후의 제안'을 내놓았다.
후보들 간 단일화 방식에 합의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 8일 발표될 예정인 KBS 창원, MBC 경남 여론조사 결과치를 기준으로 삼으라는 권고다.
이 제안에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두 언론사만의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한 평균치에서 가장 높은 지지도를 받은 후보를 민주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결정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대로는 적폐청산은 고사하고 진보정치 1번지를 통째로 적폐세력에게 넘기게 될 위기 상황이며 노동계 출신 3명의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이흥석 후보는 "안타깝지만 이제 단일화 협상을 접고자 한다"며 거부 방침을 밝혔다. 그는 "어제 밤늦은 시간까지 단일화에 대한 협상을 했지만 정의당 후보는 더 이상 진보진영 단일화에 대한 의지가 없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단일화 방식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의원과 정치 신인의 형평성을 고려해 정당적합도 50%, 후보적합도 50% 비율을 반영한 여론조사를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당세가 강한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다.
반면 여영국 후보는 2012년, 2018년 총선, 2019년 보궐선거에 적용했던 창원 성산 주민들의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후보의 단일화 거부는 지난 3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이 지역을 찾아 "다른 정당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는 이미 강을 건넜다"고 선언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평가다.
창원 성산은 단일화는 곧 승리 공식으로 자리 잡은 곳이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도 단일화 효과에 힘입어 여영국 후보가 504표 차이로 신승했다. 이에 따라 사전투표일 전까지 후보들이 독자노선을 고수할 경우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창원 성산과 함께 관심을 모았던 인천 연수을도 단일화가 불발될 전망이다. 미래통합당 민경욱 후보가 나선 가운데, 민주당 정일영 후보와 정의당 이정미 후보는 사실상 단일화 불가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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