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일본의 바이러스 대처 성공은 세계를 어리둥절하게(puzzled) 만들었다. 이제 그 '운발'은 다 했나?'라는 제목의 도쿄발 기사를 싣고, 일본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발발 및 대응 실태를 분석했다. 겉으로 드러난 코로나19바이러스 감염자 수로 인해 성공적 대처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 이면에서 제기되는 의문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NYT가 인용한 일본, 미국의 전문가들은 일본의 코로나19검사 제한이 "의도적"이었다는 점과 함께 이같은 일본의 접근법이 "도박"과 같은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와 IOC가 '도쿄 올림픽 연기'를 발표한 직후 도쿄에 감염자가 늘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신문은 "지금까지 일본 시민들은 그런 경고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자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본 시민들은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공원에 모여 벚꽃 구경을 다니고 있다. 일본 정부의 경고가 나온 뒤에도 큰 경각심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이 신문이 인터뷰한 한 시민은 도쿄 중심가에서 나이키 에어맥스 운동화 한정판을 사려고 줄을 서 있으면서, 미국과 유럽의 상황을 두고 "두렵다. 하지만 지금 당장 여기(일본)에는 그렇게 (감염자가) 많은 것 같지 않다"라며 "내가 죽는다고 해도 최소한 내 운동화와 함께 죽겠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같은 일본 내 분위기에 대해 "비교적 적은 숫자인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사례에 '위안'을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인구(1억 2700만 명)의 절반 미만인 한국(5000만 명)은 36만5000 명에 가까운 검사를 기록하고 있지만, 일본은 불과 2만5000 명만을 검사했다. 일본은 현재 하루에 약 7500건의 검사를 수행할 수 있지만, 하루에 1200~1300건을 수행한다.
일본 국립공중보건연구소의 건강위기관리국장인 토야마 사이토 박사는 일본이 감염 테스트를 제한하는 것이 '의도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현재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양성 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환자로 인정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2~4일동안 열이 나는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지속되어야 한다. 정부가 병상 등 의료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는 걸 원하기 때문에 이같은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말이다.
중국의 코로나19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코로나19 확진 케이스마다 5~10건의 감지되지 않은 케이스들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던 컬럼비아 대학교 역학전문가 제프리 셔먼 교수는 일본의 이같은 제한된 검사 방식이 "도박(gamble)"이라고 지적했다.
셔먼 교수는 "리스크는, 표면 아래에서 뭔가 진행되고 있을 수 있는데, 너무 늦을 때까지 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사카 린쿠종합병원의 감염병 책임자인 야마토 마사야 박사는 "이번 주말에 집에 있으라"고 요청한 코이케 도쿄도지사의 방침이 이 위기를 막는데 너무 약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야마토 박사는 "아베 총리가 결정적으로 도쿄 폐쇄 선언을 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하며 "경제적인 영향이 최우선 순위가 되어서는 안된다.도쿄는 2 ~ 3 주 동안 폐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쿄의 의료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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