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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도 트럼프에 반기..."사회적 거리두기 유지해야"

트럼프 '부활절 봉쇄 해제' 주장 논란...트럼프 지지자들, 파우치 소장 비난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면 안 된다며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부활절(4월 12일) 이후에는 해제하자는 주장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5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3만 명이 넘어서는 등 미국에서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인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 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인사들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것이 아니다. 공화당 주지사들 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 대해 누구도 적극 동조하고 나서지 않고 있다. 오직 댄 패트릭 텍사스 부지사만 23일 "코로나로 위축된 경제회복을 위해 노인들이 기꺼이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망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백악관 코로나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봉쇄 해제' 입장을 직접 밝힌 직후,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엄병 연구소(NAID) 소장이 전문가 입장에서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 섞인 낙관론에 대한 오류를 바로 잡을 수 밖에 없는 전문가인 파우치 소장에 대해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힐러리가 심은 사람"이라며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정치적 공격에 나섰다.

오바마, 뉴욕 의료진 사투에 연대 의식 강조...텍사스 주지사도 트럼프 주장에 동조 안해

오바마 전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의료진에 대한 보호장비의 부족,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에 대한 불명확성, 부족한 중환자실 등 팬데믹으로 뉴욕의 병원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다룬 <뉴요커> 기사의 링크를 공유했다. 이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것들이 뉴욕의 의료 영웅들이 직면하고 있는 짐"이라면서 "상황은 전국적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다. 적어도 우리가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파악이 가능할 때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해야할 이유다. 그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들을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다분히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 브리핑, 언론 인터뷰, 트위터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4월 12일을 기점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하자'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런 주장에 대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뉴욕의 현재 상황을 자세히 보도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한 국가 국민으로서의 연대,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는 셈이다. 조기 경제 봉쇄 해제 주장이 지금 코로나 사태로 벼랑 끝에 있는 이들에게는 매우 잔인하게 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우선론'에 대해 "어떤 미국인도 인간의 생명을 희생시켜 경제를 가속화시켜야 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다. 공화당 주지사들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선 주지사는 없다.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도 24일 패트릭 부지사의 망언을 감싸지 않았다. 그는 "의사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코로나19 문제를 최우선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주지사들의 입장에 대해 지적한 뒤 "실제로 봉쇄 해제를 결정하는 권한은 주지사들에게 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활절을 목표일로 정했다고 하더라도 그가 그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트위터 갈무리

트럼프 지지자들 "힐러리가 파우치를 심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봉쇄 해제' 주장은 24일 발표되는 순간에도 전문가에 의해 반박된 것이기도 하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직후 "매우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 날짜를 바라볼 수는 있지만 통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비판했다.

1984년부터 NIAD 소장을 맡아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의 브리핑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에 대해 그 자리에서 바로 반박해왔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 파우치 소장에 대한 "인내심이 약해지기 시작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우치 소장 사이의 표면적인 갈등이 표출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기류에 대해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친 트럼프 블로거들과 전문가들은 79세의 파우치 소장을 대통령을 방해하기 위한 조직적인 인물로 보면서,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딥 스테이트' 편에 있다고 비판했다. 친 트럼프 팟캐스트 진행자인 벤 미첼은 파우치 소장을 "닥터 둠(경제 비관론자) 파우치"라고 불렀다. 그는 파우치 소장의 경제에 있어 최악의 조언이 우연이 아니라면서 "그는 힐러리에 의해 심어진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25일 오후 9시(현지 시간)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5797명, 사망자는 93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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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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