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예멘 난민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원희룡 지사에게 "예멘 난민 문제로 (제주가) 어려운 상황임을 알고 있다. 유엔 근무 당시 인권과 난민을 전공하고 왔기 때문에 외교부서도 힘을 꼭 싣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이 지난 27일 오후 제13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열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원 지사를 만나 "함께 치러야 할 홍역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원 지사는 그 자리에서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국민도 꽤 있으나 일부 '가짜 난민'에 대한 오해들이 논란과 공분을 키워내고 있다"며 "무사증 제도와 난민법을 악용해 불법 취업의 경로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의혹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난민법이 제정된 나라이고 최종 목적지로 많이 알려져 국민의 우려가 증폭돼 있다"며 "그러나 이것을 단순 혐오나 국수주의로 볼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유일한 난민법 국가라는 것 때문에 부당하게 이용당한다는 오해와 불안을 확실히 덜게 해야 한다"면서 "신속하고 엄격한 심사를 진행한 후 난민법에 따라 인도주의적 원칙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원 지사는 "현재 제주에서 500여 명에 이르는 예멘인을 심사하고 있는데 난민 심사관 2명만 투입되다 보니 하루 두세 명을 겨우 심사하고 있다"며 "심사 절차를 마치려면 8개월이 걸리므로 심사 인력과 통역 인력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무비자 입국 상태에서 이동권을 붙들어놓고 마냥 시간을 보낼 수 없다"며 "난민 신청을 했으므로 신속한 심사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장관은 "중앙정부도 고민이 많다. 외교부의 목소리가 필요하면 꼭 말해달라"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도는 예멘 난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오전 도청에서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경찰청 등 6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총괄지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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