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문화재 대곡사명 감로왕도와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 9점 등 2건이 27일자로 보물로 지정됐다.
이번 지정된 보물은 지난 3월과 4월에 지정예고를 거쳐 2018년 6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 것이다.
전북도청에 따르면 이번 지정된 보물 제1990호 대곡사명 감로왕도(大谷寺銘 甘露王圖)는 1764년 불화승(佛畵僧) 치상(雉翔)을 비롯해 모두 13명의 화승이 참여해 그린 불화이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색조가 조화를 이루어 종교화로서 숭고하고 장엄한 화격(畵格)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대곡사명 감로왕도’는 제작 시기가 분명하고 봉안사찰, 시주자명, 제작주체 등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18세기 불화 연구의 기준작으로서 가치가 높다.
감로왕도(甘露王圖)는 ‘감로탱(甘露幀)’이라고도 불리며, 망자(亡者)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의식인 수륙재(水陸齋) 때 사용한 불화로 다양한 풍속과 재난, 지옥장면이 흥미롭게 묘사돼 있어 제작 당시의 사회 환경과 신앙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보물 제1991호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益山 彌勒寺址 西塔 出土 舍利莊嚴具)'는 2009년 익산 미륵사지 서탑 심주석(心柱石, 탑 구조의 중심을 이루는 기둥)의 사리공(舍利孔, 불탑 안에 사리를 넣을 크기로 뚫은 구멍)과 기단부에서 나온 유물이다.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는 사리를 불탑에 안치할 때 사용하는 용기나 함께 봉안되는 공양물(供養物) 등을 통틀어서 가리키는 말로 의식에 맞춰 사리를 봉안하는 데 필요한 기구(器具)를 빠짐없이 갖추어 둔 것이라는 뜻에서 ‘사리갖춤’이라고도 한다.
‘금동사리외호 및 금제사리내호’는 모두 동체의 허리 부분을 돌려 여는 구조로, 동아시아 사리기 중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독창적인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전체적으로 선의 흐름이 유려하고 양감과 문양의 생동감이 뛰어나 기형(器形)의 안정성과 함께 세련된 멋이 한껏 드러나 있다.
‘금제사리봉영기’는 얇은 금판으로 만들어 앞·뒷면에 각각 11줄 총 193자가 새겨져 있다.
내용은 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인 백제 왕후가 재물을 시주해 사찰을 창건하고 기해년(己亥年, 639)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이다.
이 봉영기는 그동안 '삼국유사(三國遺事)'를 통해 전해진 미륵사 창건설화에서 구체적으로 나아가 조성 연대와 주체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밝히게 된 계기가 되어 사리장엄구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유물이다.
‘청동합’은 구리와 주석 성분의 합금으로 크기가 각기 다른 6점으로 구성돼 있다.
청동합 중 하나에는 ‘달솔(達率) 목근(目近)’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는데 이를 통해 달솔이라는 벼슬(2품)을 한 목근이라는 인물이 시주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청동합’은 명문을 바탕으로 시주자의 신분이 백제 상류층이었고 그가 시주한 공양품의 품목을 알 수 있어 사료적 가치와 함께 백제 최상품 그릇으로 확인되어 희귀성이 높다.
이처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백제 왕실에서 발원해 제작한 것으로 석탑 사리공에서 봉안 당시 모습 그대로 발굴되어 고대 동아시아 사리장엄 연구에 있어 절대적 기준이 된다.
제작 기술면에 있어서도 최고급 금속재료를 사용해 완전한 형태와 섬세한 표현을 구현해 백제 금속공예 기술사를 증명해주는 자료이므로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김인태 전라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대곡사 감로왕도와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의 보물지정으로 전라북도는 98점의 보물을 보유하게 됐다”라며 “이런 결과는 전라북도가 단순히 훌륭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어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문화유산과 신설 이래 전라북도 문화재의 꾸준한 발굴 노력(14~17년 58건 문화재 지정), 전국 유일의 비지정문화재 전수조사 및 데이터베이스화 (비지정문화재 9,740점 조사 및 가치 있는 주요․관심 비지정문화재 339점 발굴) 등의 부단한 노력에 기인한 결과라 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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