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훈센 정권 대법원에 의해 정당 강제 해산 명령을 받은 캄보디아 제1야당 CNRP(캄보디아 구국당) 무어 쑥 후어(Mu Sochua) 부대표(64)가 지난 22일 광주에 왔다.
광주 캄보디아 공동체 초청을 받은 쑥 후어 부대표는 이번 광주방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30여년 동안 민주화투쟁을 펼치고 있는 캄보디아의 정치인으로서 80년 5·18 민중항쟁을 통해 아시아 민주화운동의 메카로 자리매김 된 광주는 꼭 한번 찾아보고 싶은 도시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자신의 말 그대로 쑥 후어 부대표는 크메르 루즈에서 현재 훈센 장기집권에 이르기까지, 캄보디아의 파란만장한 질곡의 현대사에 맞서 고난의 행군을 이어온 여성인권운동가이자 반체제 정치인이다.
프놈펜에서 테어난 쑥 후어 부대표는 1975년 크메르 루즈 정권에 의해 부모를 잃었다. 그 후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며 샌프란시스코 주립대와 버클리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89년 캄보디아로 돌아왔다.
귀국 후 쑥 후어 부대표는 정치활동과 함께 여성을 위한 캄보디아 최초의 조직을 결성하고, 가정폭력과 노동자 착취에 저항하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국제사회도 이러한 그녀의 공적을 인정했다. 2009년 엘레노이 루스벨트 인권상을 수상했으며,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3일 오전 그녀와 인터뷰를 가졌다.
“캄보디아 민주화투쟁을 지원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광주에 왔다”
프레시안 : 캄보디아의 현재 정치적 상황은 어떠한가.
무어 쑥 후어 : 지난 해 11월 내가 속해 있는 CNRP는 훈센이 장악한 대법원에 의해 강제 해산됐으며, 캠 속하 당 대표는 쿠테타 모의 죄명으로 구금중이다. 나를 포함해 야당 의원 55명 전원에게 정치 금지령을 내렸다. 지난 2013년 선거에서 간신히 승리한 훈센이 32년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오는 7월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의 선거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다.
프레시안 : 광주에 온 목적은 무엇인가.
무어 쑥 후어 : 30여년 동안 민주화투쟁을 해온 캄보디아의 반체제 정치인으로서 5·18 시민항쟁을 통해 아시아 민주 인권도시로 명성을 얻은 광주를 꼭 한번 찾고 싶었다. 또 지난 해에 지금은 구금된 캠 소카 대표가 광주를 찾았을 때 반갑게 맞아준 도시다. 이와 함께 훈센 독재 정권의 정치탄압과 인권탄압의 실태를 알리고, 캄보디아 민주화운동을 지원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이곳에 왔다.
“세계 27개국이 오는 7월 야당 없는 캄보디아 총선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프레시안 : CNRP는 이미 해산명령을 받았고, 야당 정치인 전원이 정치금지령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7월 총선을 앞두고 어떤 정치활동을 계획하고 있나.
무어 쑥 후어 : 국제사회와 함께 투쟁중이다. 현재 세계 27개 국가가 캄보디아 7월 총선을 인정할 수 없다는 외교적 입장을 취하고 있고, CNRP.또한 정부에 야당의 총선참여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캠 소카 대표의 석방 및 양심수 석방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다. CNRP는 훈센정권의 억압에 굴하지 않고 계속 투쟁할 것이다.
“민주화투쟁의 역사 30년이 넘었다. 캄보디아 민주화의 새벽, 곧 올것이다”
프레시안 : 캄보디아 민주화의 새벽은 언제쯤 오리라고 전망하는가.
무어 쑥 후어 : 독재와의 투쟁이 이미 30여년을 넘어섰다. 훈센 정권의 억압적인 분위기에서 치러진 2013년 총선에서 훈센은 간신히 선거에 승리할 수 있었다. 캄보디아 민주화, 멀지 않다고 본다.
프레시안 : 오는 7월 9일, 광주 캄보디아공동체가 서울에 있는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훈센정권 지지를 규탄하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알고 있는가.
“아베정부가 훈센 독재정권을 지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무어 쑥 후어 : 알고 있다. 국제사회가 대부분 훈센 정권의 독재체제에 반대하는 외교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아베 정권은 오는 7월 총선까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는 잘못된 것이다. 광주 캄보디아공동체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규탄하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제 세계는, 한국은, 그리고 특별히 광주는 캄보디아 민주화 운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야하며,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호소한다.
프레시안 : 훈센 정권 치하의 엄혹한 상황 속에서 반체제 운동을 하는 게 두렵지 않은가.
무어 쑥 후어 : 두렵지 않다. 캄보디아의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투쟁은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닌, 당연한 의무라 생각한다. 나는 결코 두렵지 않다. 그리고 우리는 이길 것이다.
무어 쑥 후어 부대표는 23일 광주에 거주하는 캄보디아 외국인 노동자들이 중심이 된 광주 캄보디아공동체 위로의 시간을 갖고 24일 귀국할 예정이다. 현재 캄보디아 야당 지지자들은 훈센 정권이 무어 쑥 후어 부대표에게 어떠한 제재를 내릴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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