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19일 국방부가 수립 중인 '국방개혁2.0'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서울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공군본부가 후원한 가운데 연세대 항공전략연구원이 주최한 '제21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 제1부 토론회 사회를 보면서 "판문점 선언과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에 상황 변화 요인이 생겼는데 국방개혁2.0도 전반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북한 미사일 위협으로 제기된 3축 체계를 추진하면서 공군의 입장이 상당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강했다"면서 "현재 국방부에서 국방개혁2.0에 대한 보완 작업을 어떻게 하고 있느냐"라고 토론자들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패널로 나선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5월16일에 원래 확정되기로 예정됐던 국방개혁 기본개혁이 대통령 재가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청와대 보고는 간담회로 축소됐다"면서 "아무런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새로운 상황에 맞춰 재검토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작년에는 3축 체계 조기 완성을 위해서 총력을 다 동원하던 분위기로서의 국방개혁이 올해 와서는 갑자기 방향타를 상실하고 주저앉은 것"이라며 "어떻게 재수습해야 하느냐 문제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은 국방개혁2.0의 방향 재설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총장은 축사를 통해 "4월 27일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이은 6월 12일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으로 한반도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정착과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게 됐다"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세계 평화를 위한 큰 발걸음이 시작됨에 따라 국방개혁2.0도 일부분 방향 설정을 새롭게 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이후 군 수뇌부에서 국방개혁2.0 방향 조정을 언급한 것은 이 총장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는 '국민의 명령이자 시대적 소명'이라는 인식 아래 국방개혁2.0을 추진하며 이상적인 전력 및 군구조 개혁을 준비해 왔다"면서 "그러나 지금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명장 사마양저의 명언인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천하가 태평해도 전쟁을 잊어버리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군사력 건설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안보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은 군사력은 무용지물"이라며 "우리보다 양적, 질적으로 우수한 군사력을 보유한 주변국들의 위협에 대비한 실질적 대응 능력을 어떻게 구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국방부는 문재인 정부 국방개혁 청사진인 국방개혁2.0을 수립 중이지만,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첫 보고가 토론회로 바뀐 데 이어 후속 토론회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부임 이후 설계된 국방개혁2.0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 3축체계(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제, 대량응징보보복)와 공세적 작전개념 수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각에서는 남북관계 변화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이런 방향이 수정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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