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기획하고 살포한 핵심 배후가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라는 구체적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종선 은평구의원은 설 연휴 직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출석해 "(2008년 전대 당시)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3층에 있던 박 의장 캠프 비밀사무실에 다른 구의원 4명과 함께 갔으며, 여기서 안 위원장으로부터 30개 당협에 대한 자금 살포를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안병용 전 은평갑당협위원장은 이미 구속중이다.
김종선 구의원은 "이후 안 위원장이 나한테만 '따라오라'고 해서 함께 4층 박 의장 캠프 사무실로 갔더니 그곳에 김효재 당시 상황실장이 있었고, 김 실장 책상 위에는 돈봉투가 있었다"며 "안 위원장의 소개로 김 실장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김 실장 책상에 있던 돈봉투를 (안 위원장과 함께) 들고 밖으로 나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 수석은 지난 2008년 7월 전대 당시 박희태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지낸 바 있다. 고승덕 의원도 이미 "돈봉투를 돌려준 당일 오후 김효재 수석으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날 <동아일보> 역시 안병용 위원장이 지난 27일 구속적부심에서 "나는 김 수석의 지시를 따랐다"며 "내가 구속된 것은 억울하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효재 수석은 여전히 이같은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김 수석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 입장은 과거와 지금이나 똑같다"며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살포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고 이를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로부터 소환통보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없었다. 모든 게 전혀 사실이 아닌 만큼 뜻대로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검찰이 (언론에 흘리는) 습관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 같다"면서 "검찰에서 진술했다는 김모 은평구의원도 알지 못한다"고 검찰을 공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모 은평구의원이 검찰에서 김 수석과 관련한 진술을 한 것은 맞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그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가려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단정지을 수 있는 단계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좀 더 두고 보자'는 식으로 얼마나 더 버틸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비서관급 이상 인사들이 의혹에 연루될 때는 지켜보다가 검찰 소환 직전에는 스스로 옷을 벗는 형식으로 참모들을 내보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신경전을 벌인 인사들도 없지 않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김 수석도 (소환 확정되면 사퇴에서) 예외가 되긴 힘들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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