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동성커플 간 가정폭력이 양성커플보다 높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동성커플 간 가정폭력이 양성커플보다 높다?

[LGBT 차별을 넘어] 성소수자 차별 스트레스, 동성커플 건강 해친다

29. 동성커플 간 가정 폭력, 양성커플과 엇비슷 - 건강은 덜 좋아

동성커플 간 발생하는 가정 폭력의 정도는 양성커플과 엇비슷하거나 좀 더 많다. 동성커플에 대한 사회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가정 문제를 공개하기 꺼리는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 부설대학의 리차드 캐롤 조교수 등이 연구해 밝힌 것으로, <더 저널 오브 섹스 앤 메리털 테라피(the Journal of Sex & Marital Therapy)>의 2014년 9월호에 실렸다.) 가정 폭력은 동거인 간 폭력을 말하며, 육체적·성적·심리적 위해를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동성애'로 통칭하는 성소수자 LGBTQ커플의 가정 폭력은 25~75%로, 2014년 이전의 관련 조사에서 밝혀진 바 있다. 과학자들은 동성커플의 경우, 사회적 소수자라는 부담감으로 가정 내 폭력성이 양성커플의 경우보다 심각할 것으로 추정한다.(LGBTQ는 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퀴어의 앞글자를 딴 것. 퀴어는 동성애와 다른 정체성을 주장하는 개인이나 집단을 가리킨다. 퀴어는 이성애자나 신체적 성과 사회적 성이 일치하는 사람들인 시스젠더(cisgender)와는 다른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 LGBT에 속하지 않거나, 스스로 주장하는 성적 또는 성별 소수자를 일컫는다.)

양성커플의 경우 가정 폭력 발생 빈도를 보면 여성 측이 25%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남성 측이 주장하는 낮다.(☞ 연구 결과 보기 : Domestic violence likely more frequent for same-sex couples, review suggests)

LGBTQ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 미국 전역의 대학생 3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는 현재 사귀고 있는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성 관계를 맺고 있는 대학생 커플 사이에 발생하는 폭력과 엇비슷했다.(☞ 연구 결과 보기 : More than 40 percent of LGBTQ+ college students report intimate partner violence, study finds)

이에 따르면, LGBTQ 대학생 25%는 친밀한 파트너의 폭력으로 인한 피해 또는 가해자의 경험을 했다. 피해자의 3분의 1은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밝히지 않았는데, 이는 이성 교제를 하는 대학생들의 경우보다 비율이 높았다. 피해 사실을 밝히지 않은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별다른 일이 아니다'라거나 일반적인 현상 또는 상대가 취하거나 흥분한 상태에서 저지른 폭력이라고 정당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밝히는 대상으로는 친구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가족이었다. 9% 정도만 카운슬러와 같은 공식적인 도움을 받았다. 다수는 친구가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면서도 구체적인 지원이 가장 적었다고 답해 이중적 의미를 지녔다.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동성애 혐오나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교육이나 언론 또는 다른 캠페인을 통해 LGBTQ 대학생 간 파트너 폭력에 대해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성커플 간 가정 폭력에 대한 연구는 1970년대 여성인권운동에 대한 대응으로 실시되었다. 양성커플 간 가정 폭력 조사는 남성의 여성에 대한 가해의 경우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동성커플 간 가정 폭력에 대한 조사도 게이나 양성자보다 레즈비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동성커플의 경우에는 스스로를 가정 폭력의 희생자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동성커플 남녀는 자신들이 겪는 가정 폭력을 공개하면 사회적 차별이 더 심화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가정 폭력을 신고함으로써 자신들의 성 정체성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 것도 공개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추정된다.

가정 폭력으로 고통받는 동성커플이 공공기관의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점차 늘고 있지만, 보고서 작성과 연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연구자들은 공공기관 정신 상담요원들이 동성커플 문제에 대한 교육을 받고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동성결혼 합법화' 4년 전인 2013년 실시된 동성커플의 건강 상태 조사에서 동성커플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동일한 양성커플에 비해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참고 : Hui Liu, Corinne Reczek, and Dustin Brown. Same-Sex Cohabitors and Health: The Role of Race-Ethnicity, Gender, and Socioeconomic Status. Journal of Health and Social Behavior, February 27, 2013 DOI: 10.1177/0022146512468280)

미시간 대학 리우 후이(刘辉, Liu Hui) 교수는 1997~2009년 전국건강조사에 응한 70만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3330명이 동성 동거 중이며 그 건강 상태가 동일한 교육·소득·보험 가입 조건의 양성커플보다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후이 교수는 그 이유로 동성커플을 합법화할 경우 보장되는 사회·심리·제도적인 지원이 없는 데다가 성적 소수자라는 이유로 받게 되는 차별이나 혐오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계학적으로 볼 때 기혼자들은 미혼자들에 비해 더 건강하다는 것이 일반적이듯,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어 건강보험 등 사회적 지원을 받을 경우 동성커플의 건강 상태가 호전될 것이라고 후이 교수는 주장했다.(☞ 연구 결과 보기 : Studying the health of same-sex couples)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