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남북미 3국이 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전 선언'을 한 뒤에 '상호 불가침 확약'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뜻을 5일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얘기했듯이 현재 종전 선언을 논의하는데, 종전 선언과 불가침 확약이 같이 묶어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가침 확약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는 바 없으나, 한다면 종전 선언이 이뤄지고 난 뒤에 논의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특히 불가침 문제는 선언인지 확약인지 조약인지 그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같이 논의될 성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불가침 약속의 형태로 '선언'과 '확약', '조약'을 언급한 점이 주목된다. 만약 불가침 약속을 '선언'한다면 이는 구속력 없는 정치적, 상징적 행위에 그친다. '조약' 체결 형식으로 추진한다면 국회 비준이 필요한 법적인 문제가 된다. 이 경우 불가침 약속은 사실상 '평화 협정' 체결 속에 들어갈 한 문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확약'은 정치적 선언과 '조약' 사이의 중간 단계 형태다.
청와대는 그간 '종전 선언'이 남북미 등 전쟁 당사자국이 모여서 하는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만큼, 이를 국제법적으로 못 박을 '평화협정 체결'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청와대는 법적 효력을 갖는 '평화 협정'과 정치적 선언인 '종전 선언' 사이 중간 단계로서 '불가침 확약'을 고려할 수도 있다.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월 27일 "남북미 3국간 종전 선언을 하는 문제나, 북미 간 상호 불가침 약속을 하는 방안에 대해 실무 차원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남북 간 실무 차원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 관계자는 "3자 정상회담을 언제 어떻게 개최하느냐 등에 대해 아직 합의된 것이 없다. 실무 차원의 가능성 검토만 진행되는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편, '불가침 확약'의 경우에도 주체가 남북미가 될지, 남북미중이 될지 분명하지 않다. 만약 불가침 확약의 주체가 남북미라면 여전히 중국이 반발할 우려도 남는다. '중국 패싱' 논란에 대해 김의겸 대변인은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 문제에 대해 중국과 긴밀히 논의,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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