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30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체제 안전보장과 경제번영을 기꺼이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북한과의 협상에서 얻고자 하는 비핵화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저녁 미국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 만찬회동이 열리는 도중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의 언급은 폼페이오 장관이 김 부위원장에게 제시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보여, 31일로 예정된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큰 틀의 타결이 이뤄질지가 주목된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북미 양측 간 진행 중인 실무·고위급 협상의 세부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우리가 북한을 설득해야 하는 것은 핵 프로그램이 북한을 (오히려) 덜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함께 노력할 수 있는 더 좋은 길이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체제안전 보장을 기꺼이 북한에 제공하고, 뿐만 아니라 북한이 더 큰 경제적 번영을 누리도록 기꺼이 도와줄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은 반드시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우리는 행동을 원한다. 확실한 약속을 원한다"며 비핵화의 이행을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비핵화 목표에 대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CVID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정상회담이 성공하려면 북한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것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생산적인 북미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한 충분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리는 또 내달 12일로 예정돼있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그가 원하면 갈지 혹은 안 갈지를 결정할 수 있다"며 "결정은 100% 대통령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 핵무기의 해외 반출 문제도 논의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비핵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내용이 북측에 전달된 이후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이 관리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언급하며 "내게 보기엔 그동안 봐 온 것 중 가장 회유적인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의 경제적 보상 제안을 거부한 것 아니냐고 묻는 말엔 "그래서 우리가 언론이나 서신이 아닌, 서로 얼굴을 맞댄 방식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북한에 더 밝은 미래가 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외교의 절반은 당신이 이야기하는 상대를 알아가는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만남은 이번이 세번째로, 두 사람이 "서로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이날 뉴욕 맨해튼 38번가 코린티안 콘도미니엄에서 있는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의 관저에서 90분간 만찬회동을 가졌다.
이는 비핵화와 체제보장 등 핵심 의제와 일정을 놓고 큰 틀의 담판을 지을 31일 공식 회담을 앞두고 일종의 탐색전에 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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