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판식에는 전북 정읍에서 이름깨나 있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예쁘게 치장한 기생들이 한바탕 어울려 노는데 정읍의 단소명인 전추산이 나타나 흥을 돋운다.
그러나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자 무장한 일본군들이 들이닥치고 총상을 입은 가인의 첫사랑 철민이 간신히 숨어들어오는데....
음악무용극 ‘해어화, 다시 피다’가 봄의 끝자락 5월 26일 전북 정읍 고택문화체험관에서 새롭게 피어났다.
2018년 전라북도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무대는 (사)한옥마을사람들(대표 고혜선)이 주관해 26일 첫 막을 올린 가운데 고택문화체험관 특별무대를 가득 메우는 등 대성황을 거뒀다.
이번 공연은 오는 9월 8일까지 매달 첫째 주 금요일과 매주 토요일 오후 7시에 진행된다.
이 작품은 오늘날의 종합예술학교 성격을 띤 ‘예기양성소’를 세워 전통문화예술 공연자로서 우리 노래와 춤, 소리를 지키려 했고, 일제에 대항해 독립운동에도 참여한 허구의 인물 가인과 정읍 단소 명인 전추산을 통해 풍류의 멋을 표현했다.
김동수 가옥(중요민속자료 제26호)과 고택문화체험관 등 전통한옥을 배경으로 영상미디어, 한지 등을 활용해 무대를 구성했다.

또한 배우들의 목소리와 노래를 담은 음악과 무용, 그리고 아름다운 한옥을 배경으로 다채로운 영상을 제공, 관객의 작품 이해와 재미를 더했다는 평이다.
특히 이날 공연에서 어린 가인 역을 맡은 김태경(9)양이 펼친 판소리와 무용 등 공연은 관객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고혜선 (사)한옥마을사람들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봄의 끝자락 5월. 예인의 길로 들어선지 40년이 지났다”며 “이렇게 객석을 가득 메운 소중한 분들을 모시고 가을 무지개 뜨는 날까지 해어화를 피워보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이어 “전통문화를 아끼고 보존하려는 의도에서 이 작품을 기획했다”며, “정읍 김명관 고택 부근에 자리한 창하산 뜰에서 해어화가 다시 피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사단법인 한옥마을사람들은 ‘정읍 풍류문화 아양계 연의’ 연구사업을 통해 소란 김옥진의 춤 동작을 복원·고증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렇게 발굴한 김옥진의 춤사위를 소재로 ‘해어화, 다시 피다’를 잇는 작품을 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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