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기준 1인당 커피 소비가 한국 약 512잔, 북미와 유럽의 각국 약 400잔, 일본 약 360잔과 비교하여 중국은 5잔 정도(베이징이나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의 경우 20잔)라고 하니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에 외국 자본은 물론 중국 자본까지 합세하면서 중국 커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떠오르는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 산업
커피 시장이 성장하면서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중상(中商)산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3만 1793개이던 커피 전문점이 2016년 8만 6000개로 증가했고 2018년도에는 약 14만 개에 이르러 그 시장 규모가 약 271억 위안(4조 5384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있다. 신생 토종브랜드인 루이싱(瑞幸) 커피이다. 루이싱 커피는 중국의 챠량공유서비스인 선저우유처그룹(神州优车集团)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한 바 있는 첸즈야(钱治亚)가 10억 위안(1691억 원)을 투자하여 만들었다. 2018년 1월 1일부터 시작하여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13개 도시에 500여 개의 매장을 개장하였다.
루이싱 커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커피를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오프라인인 매장에서 커피를 찾아가는 일명 '인터넷 + 커피'를 내세워 스타벅스 및 기존 커피 전문점과 차별화를 꾀하였다. 그리고 톱스타 탕웨이(汤唯)와 장전(张震)을 모델로 발탁하고, 첫 잔은 무료, 다섯 잔 사면 다섯 잔은 무료 등의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브랜드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10억 위안을 투자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고 해도 불과 5개월 정도밖에 안 된 신생 커피 전문점이 각광을 받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짧은 기간에 브랜드를 알릴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루이싱 커피가 최근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자유로운 경쟁을 방해하여 반독점법을 위반하였다며 스타벅스를 법원에 제소한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국 반독점법 제19조는 '하나의 경영자가 관련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50%에 달할 경우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가졌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장 지배적 지위'란 단어 그대로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즉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를 뜻한다.
이 조항에 따라 스타벅스를 제소한 루이싱 커피는 스타벅스가 중국 내 커피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현재 루이싱 커피는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여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신생 기업 루이싱 커피가 스타벅스를 제소한 것에 대하여 중국 내에서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하나는 루이싱 커피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며 토종 브랜드를 응원하는 측과 다른 하나는 스타벅스를 홍보에 이용하고자 하는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측이다.
순수하게 공정한 경쟁을 위해 스타벅스를 제소하였다면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반응에 억울할 수도 있겠으나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내민 호기로운 신생 기업으로 알려짐과 동시에 토종 브랜드의 성장을 바라는 응원까지 얻었으니 의도했든 안했든 마케팅 효과는 톡톡히 본 셈이다.
중국 내 사업 확장 꾀하는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루이싱 측의 주장을 일축하며 오히려 중국 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스타벅스에게 있어 상하이는 전략적 중심지이다. 상하이 시는 전 세계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가장 많은 도시로, 600여 개의 매장이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2월 상하이 난징시루(南京西路)에 시애틀에 있는 본점보다 큰, 축구장 반 정도 되는 크기의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를 개장했다. 본점에 이어 로스팅이 가능한 곳으로 티바나 차와 함께 20여 가지의 중국 차와 술도 판매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스타벅스는 상하이에서 '2018년 글로벌 투자 교류회'를 진행하며 “중국시장 5년 성장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매년 600개의 매장을 개점, 2017년 10월 1일 기준 141개 도시 3300개 매장에서 2022년 9월까지 230개 도시 6000개 매장으로 확대하고 총 매출액은 2017년 사업연도의 3배 이상, 매출 총이익은 2배 이상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발 빠른 움직임'
스타벅스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행사했을지는 법원이 판단할 것이다. 하지만 시장 지배적 지위 이용만으로 커피 소비 시장을 독점할 수는 없다. 현재 중국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있는 스타벅스이지만 중국 커피 소비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하여 중국 시장에서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중국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 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커피 시장이 점점 무르익어갈수록 커피 소비자의 소비 방향이 단순히 커피를 사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즐기고, 이해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소비 변화에 맞춰 최근 상하이 스타벅스 대부분이 과거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던 커피에서 브루잉 커피 전문점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도 커피 소비자의 커피 소비 변화는 커피 소비 시장의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자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시장을 선점할 것이다. 현재 중국 커피 소비시장의 5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스타벅스라 할지라도 소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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