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의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4선이 확실한 지역구를 버리고 내년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하겠다고 15일 선언했다. 김 의원은 "김대중, 노무현, 제정구의 오랜 꿈, 전국정당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 정장선 사무총장과 장세환 의원이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김부겸 의원도 불모지인 영남권 출마를 선택하면서 민주당 내부의 중진 차출론과 인적 쇄신에 대한 요구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민주당에 무언가 돌려줄 차례"
김부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지금 지역주의의 벽, 기득권의 벽, 과거의 벽을 넘으려 한다"며 이같은 결심을 밝혔다.
김 의원은 "대구경북(TK) 출신으로 민주당에서 정치를 했고 민주당의 품에서 잔뼈가 굵었고 곡절 끝에 떠났다 다시 돌아와 3선까지 했으니 이젠 내가 무언가 돌려줄 차례"라며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민주당의 마지막 과제, 지역주의를 넘어서고 박근혜 전 대표의 아성을 거꾸로 총선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국회의원은 직업이 아니며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며 "진심으로 사랑하던 정장선 의원과 장세환 의원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불출마의 변을 듣고 저런 소명의식이 내게도 남아 있는가 자성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이같은 결심에는 정장선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정 의원과 오랫동안 비슷한 고민을 같이 해 왔는데 불출마 선언을 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화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불출마 선언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불출마 선언은 당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금 야권 통합은 과거로 가는 통합처럼 보인다"며 "양적 통합을 넘어 가치, 세대, 정당정치의 혁신으로 나아가야지 민주당이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되며 그래서 나는 민주당의 불모지에서 민주당의 미래를 개척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16일 대구에서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영남행 의사를 재차 밝힐 계획이다. 김 의원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 반드시 살아 돌아옴으로써 한국 정치를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00년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도 군포에 출마해 당선된 뒤 2003년 동료 의원 4명과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작업에 참여했다. 김 의원은 1월 중으로 치러질 통합야당의 지도부 선거에도 뛰어들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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