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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날치기가 사회연대를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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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날치기가 사회연대를 부를까?

[김종배의 it] 96년 노동법 날치기 후 15년, 이번엔…

어차피 다 알고 있었다. 한나라당이 적당한 때를 골라 한미FTA 비준안을 날치기할 것이란 점은 공지의 사실이었다.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한미FTA 비준안이 날치기 처리 된 이후의 민심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다.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단지 한미FTA 때문만이 아니다.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

쌍용자동차 파업농성이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끝을 볼 때 다수의 국민은 나서지 않았다. 용산 참사가 벌어졌을 때도 그러했다.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했다.

아픈 마음으로 확인했다. 계층 문제에 대해 국민이 냉담하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고, 사회 연대가 붕괴돼 있음을 또 한 번 확인했다.

그러던 차에 희망버스가 나타났다. 1만 명 가까운 국민이 먼 길 마다않고 한진중공업으로 달려가는 걸 보면서 일각에서는 사회연대의 복원이라고 감격했지만 꼭 그렇게 볼 수만도 없었다. 희망버스가 출발하기 한 달여 전 발생한 유성기업 파업농성에 보인 국민 반응은 쌍용차와 용산에 보였던 것처럼 냉담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국민이 냉탕에서 온탕으로 급회전을 했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했다. 그래서 연대의 복원이라기보다는 '소금꽃' 김진숙 씨의 상징성과 김여진 씨와 같은 소셜테이너의 호소에 따른 일시적이고 일회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 FTA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농민들 ⓒ프레시안(최형락)

시야를 넓히면 15년간 지속돼 온 현상이다. IMF환란이 발발하기 1년 전인 1996년 노동법 날치기에 항의하는 전 국민적인 시위가 벌어진 것을 끝으로 먹고사는 문제에 관한 사회연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 직원과 중소기업 직원, 직장인과 자영업자, 도시민과 농민 간에 벌어진 사회경제적 지위의 격차만큼이나 분열의 골은 넓어져갔다. 2008년에 있었던 촛불시위가 특수한 경우로 기록되지만 그건 '일상적 경제활동'과는 결이 다른 문제였다. 업종의 이익, 직종의 이익, 계층의 이익과는 상관없는 문제였다.

IMF 15년의 역사가 분열과 분화의 역사로 기록된 것은 자연스런 귀결인지도 모른다. IMF가 몰고 온 신자유주의 질서가 자기의 삶을 옥죄는 것보다 국가가 받쳐주지 않고 사회가 보듬어주지 않는 현실이 더 아팠기에 자기 자신을 우선시한 것으로 이해한다면 그렇다. 제 한 몸, 제 식구 건사하기에 바빠 이웃을 돌아볼 여지도, 의지도 갖지 못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그렇다.

한미FTA에 대한 민심은 어떻게 움직일까? 15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제 자리에서 주판일 튕기는 양상으로 나타날까? 아니면 사회연대를 복원하는 양상으로 나타날까?

어떤 이들은 낙관한다. 한미FTA가 몰고 올 파장은 사업장, 직종, 계층을 넘어서는 것이기에 연대의 매개가 될 것이라고. 한미FTA가 최근 들어 점증하는 시장개혁 목소리에 확성기를 대줄지 모른다고. 하지만 이런 예측과는 다른 현실도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한미FTA에 대한 찬성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높게 나오는 현실이다.

국민 손에 리트머스 시험지가 쥐어졌다. 민심의 향배에 따라 그 시험지에 붉은색이 감돌 수도 있고 푸른색이 감돌 수도 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직후 민주노총은 '이명박 정권 퇴진투쟁'을 선언했고,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지부는 규탄집회를 갖는다고 발표했으며, 야5당은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의 이런 움직임에 국민이 얼마나 호응하느냐를 보면 민심이 산성인지 알카리성인지 1차 판별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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