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가수 윤상, 조용필, 백지영, 레드벨벳 등 지난 4월 1일 평양에서 공연한 남한 예술단원들을 11일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 식사를 대접하면서 이같이 말한 뒤, 통일 로드맵에 대해 "어디까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속도를 내보려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을 시작하기 전에도 "남북 예술단들을 시작으로 한 교류가 계속 흘러가서 남과 북이 더 많이 만나게 된다면 결국에는 남북이 자유롭고 오가고 종래에는 남과 북이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일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인위적인 통일을 하지 않겠다'며 통일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지만,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일정 발표를 계기로 전보다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예술단을 향해서는 "오늘 이 자리는 여러분이 나라를 위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나라가 여러분에게 그 감사로 점심을 한 턱 쏘는 것으로 받아주기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 부부가 앉은 헤드 테이블에는 가수 윤상, 이선희, 조용필, 최진희, 백지영, 윤도현, 서현, 정재일 씨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의 예술단들이 서로 방문해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때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경기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문화 예술 스포츠가 갖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우리 예술단이 오가는 걸 보면 남과 북이 음악에서 정말 이질감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 음악을 보면서 옛날 음악을 듣는 것 같았고, 북한에서는 우리 음악이 생소했을 것"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음악이 북한에 많이 흘러가서 백지영 씨의 '총 맞은 것처럼'이 북한 대학생의 애창곡 1위라는 말도 있었고,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북한 여자 선수가 레드벨벳의 노래를 흥얼거렸다는 보도도 봤다"며 "서로 손을 잡고 아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우리는 하나야. 그런데 왜 우리는 갈라져 있고, 서로 대결하고 있지?'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이 이 교류가 끊어지지 않고, 잘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난 번 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경평 축구뿐 아니라 농구도 함께 하자, 그리고 북한의 교예단을 남쪽으로 보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평양교예단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인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울에서 공연한 전례가 있다.
평양 예술단 수석 대표를 맡았던 가수 윤상 씨는 "사실 우리가 북쪽 음악을 많이 아는 것도 큰일 날 일이었죠. 그래서 저희가 준비 못한 이유도 있는데, 앞으로는 저희들이 북쪽 음악을 편안하게 그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윤상 씨는 "무엇보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님 건강이 걱정될 만큼 너무 바쁜 일정을 보내시고 계신 대통령님 이하 나라의 모든 분들 건강하시고 저희가 염원하는 그 목표가 이뤄지는 날까지 끝까지 저희가 응원한다는 걸 잊지 말아주시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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