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전제가 두 가지다.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혁신과통합'이 전날 안 원장에 대해 공개로 서한을 보내 요구한 것처럼 '통합정당 참여'가 첫번째다. 일부 지지자들이 바라는 것처럼 '제3지대'에 머무르면서 대선을 치루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압박이다. 두번째 전제는 "현재와 같은 지지율"이다.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4년간 유지했던 '대세론'을 단박에 흔들어 버린 '파괴력'을 내년 대선을 앞두고도 보인다면 안철수 원장이 이제껏 정치인으로 야권에 기여한 바가 거의 없다하더라도 '현실'을 인정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물론 이처럼 '쿨'한 태도를 야권의 다른 대권주자들조차 보일지는 모른다.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프레시안(최형락) |
문 이사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우리에게 승리의 방법을 보여준 거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진보정당, 시민사회와 안철수 원장과 안 원장이 대표하는 제3세력까지 다같이 함께 해야만 이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대선에서도 이기려면 그런 방법 밖에 없다"며 "안철수 원장이 대표하는 제3세력까지도 함께 하는 게 정권교체를 이루는 길"이라고 거듭 안 원장의 합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안 원장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묻는 질문에 "안 원장이 개인적으로 받고 있는 지지도가 아주 소중하다"며 "약간의 행보로도 이 정도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지금의 지지도가 유지된다면 우리 쪽의 대표선수가 될 수도 있다"며 "그것을 인정하고, 우리도 도와야 한다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안 원장과 혁신과통합의 의사를 전하고 상호 입장을 논의하는 '창구'에 대해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는 많다"며 "제가 직접적으로 안 원장을 알지는 못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제 친구 중에 안 원장의 친구가 많다. 친구의 친구니까, 친구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안 원장의 참여 시기에 대해선 "4월 총선 이전이면 바람직할 것"이라며 "그래야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고 가능하면 함께 그 힘으로 총선을 치르기 바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이사장은 이날 여야간 최대 현안 중 하나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미 FTA는 참여정부 사람으로서 난처한 문제"라고 전제한 뒤 "결론만 놓고 보자면 현재와 같은 비준에 대해선 반대"라고 말했다. 그는 '비준 반대'의 이유로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을 통해 이익균형을 깼다"며 "FTA를 통해 가장 이익을 많이 보는 분야인 자동차 분야 등에 있어 참여정부 당시보다 훨씬 많은 양보가 이뤄졌다"며 "(미국이) 한·미 FTA 이행법률을 연방법과 주법보다 하위에 두는 불평등성 등에 대해 정확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비준안의 가장 큰 문제로 삼고 있는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등 독소조항에 대해 "참여정부 때도 검토가 됐고, 그때도 쟁점이었다"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검토했는데 그때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에 대한 야권 내의 시각차에 대해 "결론부분에 동의한다면 통합에 장애가 될 부분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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