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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1억 피부과' 아닌 '싸움닭'이라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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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나경원, '1억 피부과' 아닌 '싸움닭'이라 졌다!

[30대, 정치와 놀다] '내곡동'으로 개입한 '가카'는?

자랑을 좀 하자면 <프레시안>은 지난 4월 재보선 직후부터 '세대 변수'에 주목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기자들이 젊다보니 주변 20-30대의 민심이 심상치 않음을 그냥 알 수 있었다. 왜 그런 지 취재하거나 분석할 필요도 없었다. 나와 주변 지인들의 '일상'을 보면 아는 문제였다.

하지만 정치권 내의 '선수', 즉 기존 정당, 정치평론가, 기자 등은 이번 10월 재보선 전까지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왜? 젊은 세대의 민심은 늘 보수세력에 비판적이었지만, 실제 표로 연결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들 세대의 투표율은 50-60대에 비해 현저히 낮고, 결집력도 크지 않다는 판단을 한자락 깔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40대의 젊은 유권자가 던진 '종이 짱돌' (투표용지)가 선거판을 뒤집자 다들 주목하고 나섰다. 재보선이 끝나기 무섭게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을 놓고 정치권이 시끄러운 것도 이 연장선상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돼 이명박 정부가 '자신의 업적' 차원에서 어떻게든 끝마무리 하려고 한미FTA에 '이상기류'가 감지되는 것도 '젊은 세대의 반란'이 그 배경이라고 보여지기 때문.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더' 불리해진 한미FTA에 대해 "숨만 쉬고 살아야 85세에 자기 집 마련할 수 있다"는 20-30대는 '양극화' 문제로 생각한다. 보수정당과 전경련 등 대기업 이익단체가 집착하는 정책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생각이다. '선성장 후분배'라는 이명박 정부까지 이어졌던 보수정당의 '당근'에 젊은 세대에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난 4월 재보선 직후부터 30대 일반인 패널들의 정치 방담인 '30대 정치와 놀다'의 4번째 주제는 10월 재보선 이후 떠오른 '2040세대론'이다.

이 기획을 처음 보는 독자들을 위해 첫번째 방담의 머릿말의 일부를 되풀이해 보도록 하자.
이 기획은 일반화된 세대론을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대 구분은 '공통의 경험'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30대들의 정치인식에 주목하고자 한다. 30대의 일상은 노동, 부동산, 교육, 의료 등 정치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숱한 문제로 점철돼 있다. 40대도 그런 점에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에 비해 더 젊고 혈기왕성하다는 점에서, 30대의 불만 표출은 더 빠르고 직설적이다. 30대 생활인들이 정치를 향해 던지는 '언어폭탄'이 소통 부재를 이야기하는 정치권에 작은 파열음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명박 정부 들어 발생한 미네르바 사건, 쥐벽서 사건 등 크고 작은 '말할 자유에 대한 탄압' 사건을 감안해 수다에 참석한 패널들은 다 가명을 쓰기를 원했다. 이에 발맞춰 기자들도 이 수다 만큼은 이름을 가린다. 또 거론되는 정치인들의 직함은 대화의 흐름상 생략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난 이 세대의 '분노'의 정치적 의미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안철수-박원순으로 대표되는 '제3 지대'에 대한 기대와 현실 가능성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지난 2일 있었던 4번째 방담을 2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패널 소개

송새벽 : 나이 서른 둘. 외국계 기업을 다니는 직장인. 오래 연애한
여자 친구와 결혼하고 싶지만 전세금 등 자금이 모자라 결혼을 미루고 있다고.

이태권 : 나이 서른 여섯. 직원이 20여 명인 중소기업 사장. 아이가 둘인데, 뭐가 더 욕심이 나는지 올해 11월 셋째를 출산한다고. 첫 애를 초등학교 보낼 때 엄청 고민했다고 할 정도로 한국의 공교육에 불신이 크다.

임재범 : 나이 서른 아홉. 열살(아들), 일곱살(딸), 한살(딸), 자녀 셋을 둔 유부남. 현재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인천에 살고 있음. 과거 극좌적 정치 성향을 가졌으나 최근 들어 점점 직장 동료들을 따라 우경화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듦.

하지원 : 나이 서른 하나. 프레시안 기자의 취재망에 걸려든 길거리 캐스팅의 주인공. 영화 연출가. 처음에는 엄청난 열정으로 시작했으나 영화판의 '저임금 노동착취' 시스템에 질렸다고.

(이번 방담에는 여성 패널 한명이 개인 사정으로 빠졌다.)

조연으로 프레시안 기자 1(서른 아홉. 아들 하나를 둔 유부녀), 프레시안 기자 2(서른 셋. 싱글남), 프레시안 기자 3(서른 하나, 싱글녀)가 참석했으나 '프레시안'으로 일괄 표기함.

MB가 추진하니까 FTA도 뜯어보게 돼?
▲지난 달 13일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로이터

프레시안 : 이번주는 한미FTA의 날들인 것 같아요.

이태권 : 노무현 지지자들의 주장을 동의할 수 없어요. 노무현의 한미FTA는 (이명박의 한미FTA와) 다르다?

송새벽 :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을 하면서 내용이 좀 달라지지 않았나요?

이태권 : 독소조항은 다 똑같은 걸로 알고 있어요. 민주당이 제일 반대하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도 그렇고요.

프레시안 :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잘 모르시는 거죠?

송새벽 : 네. <나는 꼼수다>에 나오는 정도만 알죠. 이명박이 미국 가서 차 한 번 타고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고 기립박수 받고 그리고 나서 만장일치로 (이행법안) 통과됐다고. 다 내줬다고 그렇게만 알고 있었어요.

프레시안 : 민주당 입장이 그거죠. 자동차 재협상을 하면서 이익균형이 깨졌다는 얘긴데 나머지는 (노무현 정부 때와) 동일한 거죠. 특히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예전에 ISD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하면 안 된다고 하기도 했었고요.

이태권 : FTA 논쟁이 우리 사회의 수준 낮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번역 오류만 해도 그렇고요. 말이 안 되잖아요? 또 국회의원들 중에 그 협정문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뿐이라는 얘기도 들었어요. 협상이 종료된 지 벌써 4~5년 정도 된 건데 아직 제대로 분석을 안 해 봤다는 얘기잖아요.

자기 정파의 이익에 따라 찬반 입장이 달라지는 것만 해도 그래요. 정책 일관성이 필요한데, 굉장히 중요한 국익이 걸렸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문제에 대해 국민을 대의하는 사람들이 꼼꼼하게 분석도 안 하고 유불리에 따라서 입장이 달라지잖아요. 민주당이 사실 분명하게 (FTA를 추진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석고대죄도 하고, 그 다음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레시안 : 노무현 정부 때와 비교해 국민 여론은 '반대'가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압도적으로 찬성이 많다가 최근에는 그 비중이 줄어든 게 보이거든요. 그런데 정말 한미 FTA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것인지, 아니면 이명박 정부가 하는 건 모두 싫다는 정서의 발로인지 궁금해요.

송새벽 : (이명박이 하면) 마냥 싫어? (일동 웃음)

이태권 : 제가 보기에는 '미운 놈'이 하니까 오히려 내용을 자세하게 보게 된 것 같아요. 내용을 알게 되니 깜짝 놀란 거죠. 노무현 정부 때 지지자들은 '우리 노짱이 하니까' 이러면서 (내용을 잘 보지 않았던 거고), 또 그때부터 반대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지분이 별로 없었던 거고요.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이 무엇인가를 하면 그 내용을 오히려 자세히 들여다보는 거죠.

프레시안 : 회사에서 FTA에 대한 반응은 어때요?

송새벽 : 별 반응 없어요. 잘 모르는 것 같은데요?

프레시안 : 노무현 때 민주당의 논리는 ISD가 일반화돼 있고 우리가 후진국과 하면 이득을 본다는 거였잖아요. 지금 한나라당과 정부도 이 입장을 취하고 있구요.

하지원 : 그런 논리는 식민지 시대 제국구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고 봐요. 우리가 힘이 약해서 지금 식민지가 됐지만 우리가 힘을 길러서 제국주의 국가가 되면 된다는 것과 똑같죠. 우리는 미국에게 당하지만 후진국한테 그만큼 이득을 보면 된다고 하는 건 이해할 수 없어요.

이태권 : 저희 같은 중소기업은 FTA가 발효되면 굉장히 불리해요. 왜냐면 FTA의 본질이 미국식 제도가 그대로 이식되는 거잖아요. 우리 법률로 규제할 수도 없고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대상으로 경제 불평등을 조사한 걸 보니까 미국과 한국이 거의 둘 다 꼴지더라고요. 유럽에 비해 미국은 경제 양극화가 심한 나라인데 우리도 점점 그렇게 가는 거죠. 중소기업은 더 힘들어지겠죠.

송새벽 : 제가 다니는 회사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것 같아요.

프레시안 : 좋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쁠 건 없다?

송새벽 : 네.

MB 내곡동 파문, 늘 상상 이하를 보여주시는 가카?

프레시안 : 내곡동 얘기를 해볼까요? 재보궐선거 앞두고 터져서 한나라당에 상당히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들이 많은데요. 처음 그 얘기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송새벽 : 뭐야? 이랬죠. (웃음) 순간 '휴우' 싶었어요.

이태권 : 말 그대로 후진국형 범죄죠.

송새벽 : 그런데 이명박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프레시안 : 집 빼고.

송새벽 : 아…집은 빼고?(웃음)

이태권 : 내곡동이 터지면서 나왔던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어요. MB의 논현동 현 사저가 강남구청 직원의 실수(?)로 공시지가보다 낮게 책정돼 재산세를 덜 냈다면서요? 그 모든 것이 다 오버랩 됐죠. 또 없는 상가가 있는 것처럼 해서 종합부동산세도 낮게 내고. 굉장히 '찌질한' 것 같아요.

프레시안 : 내곡동은 없던 일로 하고 다시 논현동 가기로 했는데요.

이태권 : 없던 일로 하더라도 (그 문제에 대해) 조사를 해야죠.

프레시안 : 이명박처럼 강남에 땅 사는 사람들의 심정을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잖아요. 처음에 관련 보도가 나왔을 때는 땅 지분 문제가 너무 복잡해서 이해하기도 좀 힘들었어요.

하지원 : 이 정부는 늘 무엇인가를 상상하면 그 이하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기대보다 항상 낮아요.

이태권 : 맞아요. 내곡동 얘기는 너무 수준 낮은 얘기였어요.

하지원 : 뜬금없이 터졌다가 갑자기 확 (논현동으로) 돌아간다고.

프레시안 : 논현동으로 돌아가기로 했지만 이미 예산은 다 들어갔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밖에 없죠. 경호시설 건립을 위한 예산을 이미 다 쓴 거니까요. 그리고 국고로 환수시킨 내곡동 땅으로 뭘 할 것인지도 논란이 되겠죠.

하지원 : 포이동 주민을 위한 집을 짓는 건 어떨까요?

일동 : 괜찮은 아이디어인데요.

프레시안 : 이명박 정부가 그런 결정을 할까요? (웃음)

이태권 : 이참에 퇴임 대통령, 퇴임 고위 공직자에 대한 제도도 손 봤으면 좋겠어요. 물론 최소한의 안전은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 이상이라는 생각이예요. 국회의원도 한 번만 하면 평생 연금이 나온다면서요. 그래서 더 그런 자리들에 목숨 거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 기회에 그런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회적 논의를 해서, 정말 일할 사람들만 그 자리로 가게 했으면 좋겠어요.

프레시안 : 사저 관련해서 경호시설의 경우는 예산으로 지원가능한 최대차를 정해놓을 수도 있겠지요.

이태권 : 남북대치 상황이긴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치안이 허술한 나라도 아닌데, 너무 오버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원 : 공관 같은 걸 지어서 거기서 살거나 노무현처럼 지방에 내려가거나 선택하라고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프레시안 : 그런데 내곡동 문제가 서울시장 보궐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을까요?

이태권 : 글쎄요. 그것과 관계없이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이) 이겼을 거라고 봐요.

송새벽 : 그런데 (그 사건이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를 더 벌였을 수는 있죠. 저만 해도 그랬어요. 마지막에 편차가 계속 줄어드니까 (박원순 후보가 이길 수 있을지) 반신반의 했었어요.

박원순도 어눌하지만 '독기' 내뿜는 나경원은…
▲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시장. ⓒ연합

프레시안 : 투표는 다들 하셨어요?

송새벽 : 네, 출근하기 전에 투표했어요. 생각보다 후보들이 많더라고요. (투표 용지에는) 4명이나 있던데요? 배일도 후보도 있고.

하지원 : 선거 다음날 사람들이 '배일도의 굴욕'이라고들 하더라고요. 무효표보다도 적게 나왔다고. (웃음)

프레시안 : 주변을 보면 예년에 비해 투표를 더 많이 하던가요?

하지원 : 정치에 별로 관심 없는 언니가 친구들한테 콕 찍어서 '10번 찍으라'고 투표 독려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걸 보고 놀라긴 했어요. 정치적 발언도 별로 안 하고 관심도 없는 언니였거든요. 그날 다른 친구들도 지인들로부터 '차이가 얼마 안 나서 위험하니 빨리 투표하라'는 문자들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송새벽 : 회사에서 출근 시간을 늦춰주진 않더라고요. 저희 회사 동료들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많아요. 이유는 차마 못 물어봤는데, 저보고 투표 했냐고 물어 보길래 했다고 했더니 팀장님이 어디 찍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대충 '잘 찍었다'고 답했더니 자기는 나경원 찍을 거라고 그러시더라고요. 이유를 물어보니까 '박원순은 너무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도 하던데요.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도 '무상급식 하면 내 월급 통장에서 세금 더 내야하는 것 아니냐'고 하기도 하고요. 전에 있던 직장이랑은 완전 반대예요. 이전 직장은 저와 (정치) 성향이 비슷한 사람이 더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직장은 아니더라고요.

프레시안 : 혹시 월급이 더 많은 곳이어서 그런 거 아니예요?

송새벽 : 그런 건 아닌데요.(웃음) 지금 직장도 이전 직장처럼 젊은 직원들이 많은데도 그렇더라고요.

이태권 : 선거 끝나고 저는 나이 든 한나라당 지지자를 만날 일이 있었는데요. 60대이시고 경상북도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분이어서 골수 한나라당 지지자거든요. 저희 친척 분인데 집안 모임 때문에 뵈었어요. 그런데 하시는 말씀이 이번에는 박원순 되기를 잘 했다, 다음 총선도 한나라당이 져야 한다, 대선도 한 번 정권을 내 줘야지 정신을 차린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물론 이명박 대통령은 별로 안 좋아하시고, 박근혜 지지자이시긴 한데요. 최근 복지 논쟁에서 이런 사람이 꽤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다른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걱정되는 거죠. 사회가 유지가 되어야 기득권층도 자신의 기득권을 누릴 수 있잖아요. 이 사회라는 울타리를 굳건하게 지키는 것이 보수기도 하고요. 그런데 한나라당이 그것마저 위태롭게, 불안정하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자신들의 지지층에게서조차 받고 있는 거죠. 그런 걸 보면서 별다른 야권에 대안이 없지만 한나라당이 위기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프레시안 : 그렇다면 젊은 사람들은 왜 나경원을 싫어했을까요?

송새벽 : 제 느낌은 보기에 너무 짜증날 정도로 엘리트랄까, 상류층이랄까 그랬어요. 박원순은 그래도 동네 아저씨 같은 친근함이 있었어요. 너무 상충된 거죠. TV토론을 보더라도, 박원순은 약간 좀 답답하고 그런데 반면 나경원은 또 너무 독하게 내뿜으니까 보기 안 좋더라고요.

보수, '싸움닭 전략'으론 필패!

이태권 : 사실 여태까지 보수의 전략은 논리 싸움보다는 여유, 너그러움을 보여주면서 안정 희구적인 사람들에게 어필해 온 것이었잖아요. 그런데 오세훈부터 보수의 싸움 닭, 십자군 이미지를 얻으려 한 것이 오히려 패착이었던 것 같아요. 저 사람 독해 보인다든지,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있으면서도 저렇게 너그럽지 못하나, 이런 거죠. 이미지 선거에서 완전 실패한 것 아닐까요.

똑똑하기로 치자면 그동안 야권 후보들이 훨씬 더 똑똑했죠. 그런데 정치판이라는 건 논리와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것이어서 보수의 여유가 통했던 거라고 보거든요. 좋은 말씀이시긴 합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뭐 이런 태도가 보수의 전략이었죠. 현실론을 통해 대중에게 안정감도 주고요. 오세훈, 나경원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왜 그랬을까를 좀 생각해 봤더니 오세훈, 나경원 둘 다 좀 비슷하잖아요. 하루아침에 미디어를 통해 스타로 떠오른 정치인이고, 그래서 내부에서 '탤런트 정치인'이라는 비판도 많이 받았고요. 오히려 그런 비판 때문에 무리해서 너무 세게 간 것 아닌가.

하지원 : 사실 전 나경원이라는 인물을 떠나 소속된 당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지지하지 않았던 건데요. 그럼에도 나경원이 불쌍할 때가 있었어요. 남성 정치인이라면 듣지 않아도 될 비판을 여성 정치인이어서 받는 것은 기분이 나빴어요. 특히 '자위녀'와 같은 호칭들은 남성 정치인이라면 받지 않아도 될 것 아닌가요?

또 나경원이 졌을 때 나경원을 비웃으면서 하는 말들 가운데 '이제 가서 부녀회장이나 해라, 좋은 엄마 노릇이나 해라' 이런 말도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너무 성차별적인 얘기여서요. 오세훈한테는 '아버지 모임이나 하세요' 이런 얘기 하지 않았잖아요. 여자라는 이유로 더 많이 까이고, 더 낮은 평가를 받은 측면도 있다고 봐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 공간에서 투표 독려하는 사람들은 주로 박원순 지지자들이었잖아요. 그런데 그들이 박원순의 공약을 얘기하거나 우리가 왜 박원순을 당선시켜야 하는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역시 네거티브를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나경원의 네거티브 못지 않았어요.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가 개인적으로는 별로 안 좋았어요.

이태권 : <정의란 무엇인가>만큼은 아니지만 선거 직전에 <분노하라>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잖아요. 그런데 분노 표출에도 우아한 방식이 있고 정곡을 찌르는 방식이 있죠. 저는 지금의 <나는 꼼수다> 열풍이 조금 걱정되기도 하는데요. 왜냐면 만만한 누군가에 대해 지르면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로 분노가 결국 봉합되는 거죠. 제도를 바꾸고 본질적인 것을 바꾸는 것은 굉장히 지루하고 인내가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의 분노가 그런 사회적인 힘으로 변화하기 보다는, 손쉬운 방식으로 소진되고 낭비되는 느낌이 들어요. <나꼼수>의 역동성은 저도 인정하지만, 잘못된 방식으로 분노가 산화되는 것 아닌가 싶어요.

나치즘의 태동도 결국 다르지 않거든요. 우리가 지금 생각하면 나치즘을 선택한 독일 사람들이 어리석어 보이지만, 당시에는 유태인이 독일 사회의 모든 권력을 장악한 데 대한 사회적 비판에서부터 시작된 거거든요. 비약일 수는 있지만 지금 우리의 분노의 표현 방식이 그렇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소 불편했어요. 사실 선거에서 (나경원의) 장애인 딸 얘기는 굳이 할 필요가 없었잖아요.

하지원 : (나경원이) 딸을 선거에 이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딸 얘기를 거꾸로 반대 편에서 들먹이면서 비판하는 것도 옳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같이 저열해질 필요는 없잖아요. 그런데 '반한나라당, 이명박 심판'으로 모든 것이 모아지면서 이번 선거는 서로 저열해졌어요. 그게 너무 싫었고요.

이태권 : 숭고한 분노까지는 아니어도 현명한 분노가 되어야 하는 거죠. 그런데 분노의 표출이 마치 술 먹고 주정하듯이, 스트레스 해소해 버리듯이 돼 버리니까요.

프레시안 : 두 분도 모두 투표 하셨죠?

하지원, 이태권 : 네.

프레시안 : 누구 찍으셨나요?

하지원 : 사람들이랑 농담처럼 얘기했는데요. 1이 들어가는 사람을 찍었다고 하면 누구 찍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나경원은 기호 1번, 박원순도 10번이니까 1이 들어가죠. 배일도는 이름에 1(일)이 있잖아요. (일동 웃음)

프레시안 : 그래서 1이 들어가는 사람을 찍으셨나요?

하지원 : 네.

프레시안 : 한나라당에서 박원순에게 네거티브 공세가 참 심했잖아요. 그걸 보면서 박원순이 생각했던 사람과는 좀 다르구나, 그런 생각을 혹시 안 드셨어요? 제일 강도가 심했던 것이 '협찬 인생'이라는 비판이었던 것 같은데?

하지원 : 협찬 문제는 별로 실망 안 했어요. 어차피 시민단체는 기업 같은 곳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나요? 그보다 더 실망감이 컸던 것은 무급인턴 문제였어요. 박원순이 서울시장 나올 때부터 진보진영에서 얘기가 나왔던 문제였죠.

이태권 : 미국의 NPO를 보면 수장들은 연봉을 엄청 많이 받잖아요. 근무하는 직원들 후생도 좋고요. 그런데 늘 '아메리칸 스탠다드'를 외치는 한나라당이 (박원순의) 그런 문제를 제기해서 더 말이 안 됐던 것 같아요. 박원순 시장이 기부 받은 사람들 중에 사실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도 있잖아요. 김승유 행장은 그야말로 MB계잖아요.

그런 문제를 진보진영이 비판할 수는 있죠. 자본에 그런 식으로 면죄부를 주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지적은 설득력도 있고 논쟁도 되죠. 그런데 한나라당의 스탠스에서 비판하면 논쟁의 여지가 없는 거죠. 저는 오히려 그보다는 책이라는 물질에 집착해 60평 아파트에 사는 것이 미련해 보였어요.

하지원 : 책에 대한 욕심은 버리기 힘들어요.

이태권 : 오히려 이런 비판은 가능했을 것 같아요. 김승유 행장 같은 인물을 통해 기부를 받았지만 대통령 한 사람 바뀌니까 기업들의 태도가 달라지고, 이렇게 허약한 전략이 과연 앞으로도 옳으냐? 또 아름다운재단은 박원순 개인이 뛰어나서 성공한 것일 뿐, 재단과 가게가 성공하면서 반대로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가게 같은 곳은 다 망했거든요. 우리가 언제까지 훌륭한 한 사람의 개인에 의존해야 하는 것인가. 이런 문제에 대한 박원순의 생각은 뭐냐. 물어볼 수 있었죠.

하지원 : 선거라는 것이 워낙 당락도 중요하지만 선거를 통해 생산되는 이슈들이 있잖아요. 그 이슈가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가지는지도 드러나고, 그와 관련된 여러 고민이 나오고요. 유권자들의 선택도 확인되는 것인데, 이번 선거는 그 점에서 정말 아니었죠. 솔직히 투표하기 싫었어요.

'1억 피부과' 다니는 사람이 의료민영화에 대해 어떻게 비판하겠나

프레시안 : 나경원 '1억 피부과' 논란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하시나요?

하지원 : 별로 관심 없어요. 행정가, 정치가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아니잖아요. 다만 남들이 다닐 수 없는 피부과를 다니면서 서민 코스프레 하는 것은 웃기지만요. 어차피 그가 지금까지도 탤런트 정치인으로 살아왔잖아요, 안 받는 게 더 이상하죠. 연예인들도 (피부 관리는) 다 받잖아요. 친구들끼리 '너는 돈 있으면 관리 안 받을 거니' 물어봤더니 다들 '돈 있으면 받지'라고 하더라고요. 없어서 안 받을 뿐이죠. 어차피 나경원이 돈 많은 건 다 알고 있었잖아요. 정치인이라 특혜를 받아 남들보다 싼 가격에 받았다면 오히려 문제가 되지만, 그 자체가 도덕적 흠결이라거나 시장으로 자격이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송새벽 : 1억 피부과도 아까 얘기랑 같은 맥락이죠. 안 그래도 잘 사는데, 안 받아도 될 것 같은데?

프레시안 : 받아서 그렇게 예쁜 거예요. 그 나이에 그 피부가 유지되는 건.

송새벽 : 아, 그런 건가요? (웃음)

하지원 : 사람들이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는 그 피부과라고 그러던데요.

이태권 : 저는 '1억 피부과'의 의미가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자신이 돈이 있다고 누리고 싶은 것을 다 누리는 삶을 사는 사람은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1억짜리 피부과에 다니는 사람이 어떻게 의료민영화 같은 정책에 대해 공익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겠어요. 당연히 시장의 자질과도 연관이 있는 거죠. 법적이나 도덕적으로 비난할 일은 아니라 해도 행정가로는 많은 허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했죠. 내 돈인데 뭐가 문제냐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냥 개인적 영역에서 성공하고 살면 되지, 공적 영역으로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프레시안 : 피부과 문제도 그렇지만 아버지 사학재단을 위해 청탁했다는 의혹도 충격적이었잖아요. 그것도 정치인이 그런 행위를 한다는 것이 문제가 있는 거니까요.

이태권 : 마찬가지죠. 아버지 학교를 챙기고 싶다면, 판사 출신의 학교 행정가로 남으면 되는 거죠. 모든 걸 다 가지려 하니 문제예요.

하지원 : 저는 그런 문제가 나경원만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크게 문제 삼지 않았는데요. 한나라당 뿐 아니라 민주당에도 부자들은 많잖아요. 그들 중에는 자신과 관련이 있는 사학재벌의 비리 등에 침묵하기도 하고요. 정당이 하나의 이익집단처럼 활동하는 것을 너무 많이 봤어요. 그것이 문제가 된다면 나경원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한국 정치 전체의 문제죠.
▲ 26일 보궐선거날 박원순 시장의 지지자들이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서울광장에 모였다. ⓒ프레시안

프레시안 : 어쨌든 이번 선거에서 20-40대가 박원순을 압도적으로 지지했잖아요. 세대 변수와 계급 변수가 겹쳐진 결과라고 분석들을 많이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송새벽 : 사실 우리 세대는 너무 힘들잖아요.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매일 야근하면서 사는데도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것처럼 '숨만 쉬고 살 때' 85세에야 자기 집을 산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느끼면서 사는데 저 사람들은 너무 멋진 삶을 사니까 당연히 마음이 돌아서죠. 안 그래도 돌아선 마음이 더 안 돌아보게 되는 거죠.

프레시안 : 그렇다면 내년에 정권교체가 일어난다 해도 여전히 젊은 세대의 삶의 고충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또 그들이 돌아설 수도 있겠네요.

이태권 : 지금까지도 계속 그래 오지 않았나요? 87년 이후로 계속이요. 이번 선거도 저는 계급투표는 아니었다고 봐요. 계급투표라면 오히려 박원순을 찍으면 안 되죠. 그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이 투표뿐이니까, 우리가 만만하게 보이면 안 돼, 집권 세력을 소극적이나마 심판해야해, 그런 심리가 더 컸다고 생각해요.

프레시안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대가 결집한 것은 기본적으로 공통된 계급적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서 그런 분석이 나오는 것 아닌가 싶은데요.

이태권 : 계급변수보다는 세대변수가 더 중요했다고 봐요. 복지 문제에 쪼잔하게 시장직을 걸었던 오세훈을 심판하고, 이 정부에게 경고를 해야 한다는 심리가 강력하게 더 작동한 거죠. 왜냐면 사실 계급 변수였다면 그 세대가 한미 FTA도 압도적으로 반대해야 해요. 그런데 그렇지 않잖아요.

프레시안 : 30대에서 75%가 박원순을 지지한 건 놀랍긴 했어요. 젊은 세대는 경제적인 경험의 공유도 있지만 문화적 감수성도 비슷하잖아요. 한나라당은 그 감수성과 반대의 행동을 많이 하고요.

하지원 : 특히 행정부가 그렇죠. 여성가족부가 대중가요 심의하고 하는 것만 봐도 그래요.

이태권 : 김제동도 탄압하고요.

하지원 : 사실 지방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이 먹히는 것도 조금 우습긴 해요. 총선도 아니고 대선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 행정부에서 보여주는 말도 안 되는 각종 규제 같은 것들이 오히려 역풍이 부는 것도 사실이죠.

박원순, '무상급식'으로 스타트한 건 바람직한데

이태권 : 저는 이번 선거에서 놀란 게 박원순이 정말 대중적 인지도가 없구나.

하지원 : 그 정도면 다 알 줄 알았는데 정말 사람들이 모르더군요.

송새벽 : 존재를 몰랐죠. 이를테면 '아름다운 가게' 이런 것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정도는 알았지만 그 사람이 박원순이라는 인물이다. 이런 것은 사람들이 잘 몰랐죠. 저도 '이 사람이 저 사람이었어?'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프레시안 : 정치인으로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 차이가 인지도 면에서 큰 것 같아요.

이태권 : 우리나라에서 명사가 되려면 예능 프로를 거쳐야 하는 것 같아요. 예능이 모든 사회에서 영향을 미치는 게 안철수를 다 아는게 청춘콘서트 때문이 아니라 <무릎팍도사>에 나왔기 때문에 청춘콘서트가 알려지고 안철수가 알려진 거잖아요. 박경철도 마찬가지죠. <무릎팍도사>가 최대 킹메이커인 거예요. (웃음)

하지원 : 이제 <무릎팍도사>가 없어졌으니까. 누가 무한도전 같은 데 하루만 나오면...(웃음)

프레시안 : 박원순이 시정을 잘 할 수 있을까요?

하지원 : 일단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실현한다고 했죠. 기성회비랑 수업료, 다음 학기 때 반값.

이태권 : 잘 한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 거죠?

프레시안 : 사람들이 기대를 워낙 크게 갖고 있는 것 같은데,

하지원 : 워낙 전임 시장들이 벌여놓은 게 많아서, 그것 수습하다가 다 갈 것 같아요.

프레시안 : 2년 8개월짜리 시장이죠.

임재범 : 좀 더 봐야겠지만 상징적으로 첫 결제가 무상급식이었잖아요. 좋게 보면 합리적이랄까 하는 부분은 보였어요. 이를테면 양화대교 문제 관련해 선거 전에는 '공사 중단 시키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선거 하던 도중 '이미 상판 뜯었으니까 어떻게 하겠나. 하던 것 해야지' 이런 결정을 했어요. 그런 결정이 단순한 것 같지만 조금만 (사고가) 경직되면 그런 결정을 못해요. 지지자들도 생각해야 하고 굉장히 고민해서 한 결정일 텐데, 그런 것이 유연함이거든요. 그런 것을 보면 잘 할 것 같기도 해요. 기대에 부응할지 어떨지, 지금은 아직 허니문 기간이잖아요. 좀 지나고 봐야죠.

프레시안 : 박원순이 잘 해야 안철수도 좋은 것 아닐까요?

임재범 : 모르죠 뭐. 잘 해야지 (안철수도) 지지를 받겠죠. 그런데 시간이 너무 짧아요. 박원순을 평가하기에 대선이 너무 가까워요. 적어도 '깽판'은 안치겠죠.(웃음) 대선까지 시정을 하는 기간이 딱 1년이잖아요. 1년 안에 '깽판' 치기는 좀 어렵죠. 이명박, 오세훈이 했던 것들, 잘못된 것 되돌리는 데만 1년 걸리겠죠.

안철수, '3김' 이후 최대 존재감?

프레시안 : 안철수 교수 얘기를 해볼까요? 막판에 편지를 박원순 후보에게 보내 화제가 됐잖아요.

이태권 : 그걸 보고 놀랐던 것이 '3김' 이후 이렇게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 어디 있었나. 지원 유세를 한 것도 아니고, 한 30분 방문했을 뿐인데. 게다가 편지 내용도 굉장히 평이했잖아요. 그런데도 모든 언론에 도배가 되더라고요. 그것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기존 정치인들은 정말 찌그러져 있어야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들이 얼마나 제대로 된 정치인에 굶주렸으면 이럴까.

프레시안 : 편지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 보신 건가요?

하지원 : 저는 보다가 말았어요.

프레시안 : 본인의 투표에 안철수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나요?

송새벽 : 영향을 끼쳤죠. 편지 내용보다 캠프에 갔다는 것 자체가요.

이태권 : 바로 이런 거죠. 메시지보다 행위가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송새벽 : 처음에는 그냥 (박원순에게 후보 자리를) 넘겼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다가 마지막에 방문하니까, 또 갔어? 아, 진짜 박원순이구나. 그런 식으로 생각한 거죠. (박원순에게) 조금 더 확신을 얻게 된 거죠. 주변에도 안철수 영향을 받은 사람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데 주변에 보면 안철수에 대해 연예인처럼 보는 느낌도 있어요.

하지원 : 안철수 때문에 제 생각이 달라지지는 않았는데요, 그런 생각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건 사실이죠. 이번 편지는 박원순 지지라는 구체적인 말도 없었고 그저 '우리 모두 다같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요', 이런 느낌이잖아요. 그래서 발은 담그되 자기 책임은 빠져 나가는 느낌도 있었어요. 만약 지더라도 자기한테까지 안 튀도록 하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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