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카지노산업에 ‘희망의 불빛’이 꺼지고 있다.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는 상황에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가 2년째 계속되면서 제주지역 카지노는 물론 육지의 일부 카지노들까지 경영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강원도 폐광지역의 경제회생과 고용창출을 위해 만들어진 강원랜드 역시, 설립 20년을 앞두고 규제강화와 거듭된 낙하산 인사로 인한 후유증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그러나 눈을 외부로 돌리면 역주행하는 대한민국 카지노산업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세계 최고의 카지노도시로 등극한 마카오는 물론 필리핀과 베트남도 카지노 산업은 일취월장하고 있다.
은둔의 국가로 알려진 라오스도 복합카지노 리조트(IR) 사업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 카지노 기업들이 상륙 채비를 마친 일본은 대한민국의 최대 위협 국가다.
세계 카지노산업의 중심축이 수년 전부터 아시아로 넘어온 가운데 아시아 각국은 카지노산업 육성에 사력을 다하지만 대한민국은 카지노산업의 숨통을 조이는데 혈안이다.
프레시안은 3회에 걸쳐 국내 카지노산업이 처한 실상을 살펴보고 이를 극복해 나갈 대안은 없는지 찾아본다.(편집자 주)
①[‘규제 폭탄’에 신음하는 대한민국 카지노산업]
지난 20일 저녁 8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중심지에 위치한 한 외국인 전용카지노의 출입구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1시간가량 카지노를 드나드는 외국인 관광객을 살펴보았지만 40대의 미국인 남녀 2명 외에는 드나드는 관광객을 만날 수가 없었다.
또 이곳에서 승용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다른 카지노도 사정은 비슷했다.
제주지역 카지노업체의 한 간부는 “지난 3월부터 사드보복이 종료됐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찾기가 힘들다”며 “중국인 모객 여행사들이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면 사드보복이 언제 해제될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제주시가지 일반 상가의 상인들도 2년 전부터 급감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한숨과 하소연은 체념에 가까웠다.
실제 지난 3월 중국의 사드보복 해제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의 실적은 2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면서 업계는 비상 경영 국면에 다름 아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외국인전용 카지노의 총 매출은 1조 2059억 원으로 1년 전인 2016년 매출 1조 2767억 원에 비해 5.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전용 카지노의 방문객도 221만 6000명으로 2016년 236만 3000명에 비해 6.2% 감소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카지노업계의 수익성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대한민국 카지노산업의 ‘자존심’으로 알려진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4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를 개장했으나 지난해 영업실적은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6680억 원의 매출과 299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적자의 원인은 사드 여파로 인한 중국 VIP 고객 감소라는 분석이다. 국내 카지노 방문객의 절반 수준이 중국 VIP 고객이라는 점에서 갈수록 영업상황은 불리해 지고 있다.
아울러 8개 카지노가 밀집한 제주도지역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카지노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제주도에는 22만 7851명의 외국인이 방문해 21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2016년 사드보복이 시작되면서 관광객은 6% 감소에 그쳤지만 카지노 매출은 16.3%(1768억 원)나 급감했다.
아울러 지난해 제주도 카지노에 입장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23%(16만 6000명)이 줄고 매출은 26.4%(1303억 원)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지만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감독과의 지침에 따라 전문 모집인에 의한 매출과 고객 계약게임 수수료를 카지노 전체 매출에 포함시키도록 하면서 업계는 ‘설상가상’이다.
가뜩이나 매출급락으로 경영이 어려운 여건에 모집인 매출까지 포함시키는 바람에 세금과 기금을 그만큼 더 납부하게 되면서 경영여건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한숨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제주지역 카지노 업계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2000억 원 아래로 떨어졌다.
카지노 업체 한 곳의 매출이 2000억 원을 달성해야 업체들이 숨통을 돌릴 수 있지만 제주도 8개 카지노 전체의 매출이 2년 연속 18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경영은 사상 최악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매일 카지노감독부서 공무원들이 도내 카지노 업체를 돌아 보거나 불시에 점검에 나서는 방법으로 감시에 나서고 있다.
또 카지노 업체의 매출액을 조사해 관광진흥기금 부과 규모를 확정하고, 9월에는 영업준칙 이행 여부를 확인키로 했다. 카지노영업 허가조건도 심사를 강화하면서 일부 업체들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역의 카지노업계 사정이 이렇지만 공항여건 등 인프라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마카오 등 동남아 일부 국가의 항공노선의 증편이 시급하지만 제주국제공항은 이미 수년 전부터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제주 신공항이 마련되지 않는 한 당분간 일본과 동남아의 외국인 관광객 추가 유치를 위한 항공편 증편이 불가능한 상태다.
더구나 제주특별자치도의 카지노 감독과는 16명의 공무원이 근무하면서 제주지역 카지노 업계는 까다로운 규제와 수시로 진행되는 현장 감시 감독으로 업계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 감독과에서 수시로 영업실적과 입장객 현황을 요구하지만 매일처럼 관련 직원들이 현장을 불시 방문하고 있다”며 “인터넷으로 현황을 파악하면서 고객이 뜸한 카지노 영업장을 매일처럼 방문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점검”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8월 시설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마카오출신 전문CEO를 영입한 공지카지노는 마카오 전세기 등 총력에 나섰지만 사드한파를 극복하지 못해 경영진이 몇 차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주지역 한 카지노는 호텔 리모델링과 3자 매각 등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지역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7년 3월 사드 보복이후 제주지역 카지노는 모두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며 “일부 카지노는 인건비 지급도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규제와 감독은 갈수록 강화되면서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고객 다변화 마케팅과 영업방침을 바꿔 동남아 시장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을 검토하지만 경영난 때문에 랜딩카지노를 제외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동남아 시장 공략에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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