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재보궐 선거에서 나타난 명확한 세대 투표 현상에 대해 "이런 현상이 아마 오래 갈 것이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사회학과 장덕진 교수는 "광범위한 민심 이반 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면서 "박근혜 대세론도 발밑이 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원순 vs 나경원, 20대는 '2대1' 30대는 '3대1'
이날 오후 8시 일제히 공개된 방송 3사 공동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9.2%포인트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남권이나 동북권의 박 후보 지지율이 훨씬 높은 전통적 지역투표 현상도 여전했지만 세대 투표 현상은 더 현저했다.
20대의 박 후보 지지율은 69.3%로 30.1%에 불과한 나 후보와 33.2%포인트 차이였다. 더블스코어 이상이다. 30대에서는 격차가 더욱 컸다. 30대의 박원순 후보 지지율은 75.8%로 23.8%인 나경원 후보를 52%포인트 이상 따돌려 3대 1의 격차를 보였다.
40대 역시 박 후보 지지율이 66.8%로 나타나 나 후보 예상 지지율인 32.9%보다 두 배 이상이었다.
50대에서는 나 후보 지지율이 56.5%로 박 후보 지지율인 43.1%보다 높았다. 60대 이상에서는 나 후보 지지율이 69.2%로 나타나 30.4%에 불과한 박 후보를 압도했다.
"투표율, 50대 이상은 늘어날 여지도 없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장덕진 교수는 "서울 내 권역을 막론하고 젊은 층에서 박 후보 지지가 압도적이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장 교수는 "박근혜 대세론이 빈약하다는 것이 이미 나타났었는데 이번에 더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지난해 재보선부터 투표율, 특히 젊은 층 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여권, 박근혜 전 대표의 주된 지지층인 50대 이상은 투표율이 더 높아질 공간이 없는데, 야권 지지층인 20대와 30대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 더 높아질 여지가 남아있다"고 풀이했다.
한나라당이나 박근혜 전 대표의 '확장성'이 이미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장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광범위한 민심 이반은 내년이라고 해서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야권 통합 과정의 내홍 여부, 한나라당의 쇄신 등을 변수로 꼽았다.
"트위터, 한나라당 물량 투입에도 잘 안 바뀔 것"
트위터와 득표율 상관관계를 지난 4.27 재보선에서 분석하기도 했던 장 교수는 "오늘 출근시간 전 투표독려와 투표 열기는 분당을 선거보다 훨씬 뜨거웠고, 그 결과 아침 투표율 매우 높았다"면서 "투표율 증가 추이가 둔화됐던 오후에도 트위터 에너지는 계속 축적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보수 진영도 트위터 등 SNS에 공을 들이지 않겠냐'는 질문에 장 교수는 "양적인 면에선 약진하고 있다. 작년이 99대 1이라면 이젠 양적으로만 보면 7대 3 내지 6대 4는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장 교수는 "트위터같은 SNS는 소통의 공간이라 자발성과 네트워킹이 중요한데 한나라당 등의 경우엔 일방적 '홍보'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양적 투입은 더 늘어나겠지만 이런 진보 우위 현상이 잘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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