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문 대통령 수행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가량 오는 27일 정상회담 일정을 순서대로 시연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대역까지 나오도록 해서 실제 상황과 똑같이 진행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북측 판문각 사이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걸어올 예정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측 '자유의 집'과 북측 '판문각' 사이에 있는 푸른색 건물 세 채 가운데,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와 T3(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 사이로 걸어올 예정이다. T는 임시(Temporary)라는 뜻이고,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남측에는 자갈을, 북측에는 흙을 깔아 경계를 드러내고 있다.
오는 27일 오전 9시 30분께 김정은 위원장이 걸어올 때 문재인 대통령은 어디서 어떻게 김 위원장을 맞이할지, 악수를 어떻게 할지, 두 정상이 사진을 어디를 보고 찍을지 등을 수행원들은 하나하나 검토했다. 군악대가 연주하는 가운데, 300명 가량의 장병으로 이뤄진 전통의장대과 3군 의장대의 환영 행사와 사열을 똑같이 시연했다.
의장대 사열 후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실장, 서훈 원장, 조명균 장관, 송영무 장관, 강경화 장관 등 수행원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북측 수행원 9명을 어디에 서서 어떻게 만날지까지도 예행 연습했다.
수행원들은 판문점 남측 회담 장소인 '평화의 집'으로 옮겨가 두 정상의 회담장과 만찬장, 휴게실 등을 둘러보며 조명과 꽃 장식 등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봤다고 한다. 회담장과 만찬장에는 아직 새집 냄새가 남아 냄새를 빼기 위해 난방 온도를 높이고 양파와 숯을 곳곳에 깔아놨고, 선풍기도 여러 대 동원해 냄새를 빼려 했다고 한다.
회담장 밖에서는 유엔사 군인들이 마지막 점검을 했다. 수색견을 이용해 위험물을 탐지하고, 지뢰 제거반도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남측은 혹시 모를 사태를 위해 판문점 안의 탱크에서 유류를 빼는 작업까지 했다고 한다. 수행원들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떼를 몰고 온 '소떼 다리'의 식수할 자리를 둘러보고, 표지석 제막식까지 예행 연습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건널 '도보 다리'는 하늘색으로 새로 페인트 칠을 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하늘색은 유엔 색이기도 하지만 한반도기 색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도보 다리 중간에는 군사분계선 표지판을 뒀고, 두 정상이 쉬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의자와 탁자를 마련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두 정상이 산책하는 동안에는 아무도 따라붙지 않을 계획이어서 두 분이 실제로 어떤 얘기를 나눌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세기적인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당한 중압감을 받았는데, 막상 내일 회담을 앞두고는 상당히 홀가분해 하신다"며 "오늘은 하루종일 자료를 읽고 내일 회담에 집중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도 리허설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지난 대선 때도 문 대통령은 참모들이 권유한 TV 토론회 리허설도 잘 하지 않을 정도로 쑥스럼을 많이 탄다"며 "리허설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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