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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업체의 간절함 "홍준표 대표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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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업체의 간절함 "홍준표 대표는 제발..."

남북정상회담 D-1, "혹시 엎어지면 어떡하나" 조마조마한 사람들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에 훈풍이 불고 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많은 인사들이 "한반도에 봄이 왔다"며 정상회담 개최를 반기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누구보다도 초조하게 기다려온 이들이 있다. 개성공단 입주 업체 대표들이다.


"이런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는 업체 대표들의 들뜬 목소리를 통해, 그들이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감을 읽을 수 있었다.


"안보 문제 풀리면 경협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기대"

한반도가 해빙 분위기라지만 개성은 여전히 '냉동' 상태다. 지난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의 개성 공단 폐쇄 선언으로 공단 전체가 가동을 멈추고 얼어붙었다. 입주 업체 대표와 직원들은 2년 넘게 공단 근처도 가보지 못했다.(☞관련 기사 : "정부 한마디에 '해고'...북한 직원들 눈에 밟힌다")

공단 1호 진출 업체 중 하나인 자동차 부품 업체 ㈜에스제이테크의 유창근 대표는 "공단 폐쇄 이후 지금까지 100억 이상 손해를 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설비가 얼마나 망가져 있을지 알 수 없다. 400명에 달하던 북측 직원들도 어디서 뭘 하는지 알 방도가 없다. 개성에 있는 공장 대신 국내에 있는 물류센터를 개조해서 공장을 가동시켰다. 그는 2년이 지난 지금 겨우 생산 활동이 회복되어가는 단계라고 했다.

이전 정권의 일방적 폐쇄 조치로 절망을 맛본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부터 조금씩 기대를 하게 됐다고 했다.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지 않을까' 하고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전쟁 이야기도 나오고 해서 별로 희망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올해 들어서 평창 동계올림픽 때 북한이 왔다 가고 이제 정상회담 소식까지 나오는 등 상황이 급진전되니 희망이 보이더라고요. '드디어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구나'하고 너무 기뻤어요."

▲가동 멈춘 개성공단 내 구두공장. ⓒ연합뉴스


유 대표는 "평화의 물꼬를 이번에 확실히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경협이 의제로 다뤄지면 제일 좋겠죠. 그런데 그에 앞서 우선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잖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고, 전쟁 종식을 위한 종전 선언에 이르는 것이겠죠. 그런 일들이 선행된다면, 안보 문제 다음이 경제 문제니까, 자연스럽게 개성 공단 문제도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희 (개성 입주) 기업인들이 경협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지 않았던 겁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선 국회가 정쟁 싸움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국회를 보고 있으면 너무 답답해요.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고 이런 좋은 기회가 없는데 한마음으로 단합될 모습을 보여도 모자랄 판에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으니 안타깝죠."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홍 대표는 예전에 개성공단 키우겠다고 한 분 아니냐"며 "전 정권의 말 바꾸기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계속 이번 정상회담를 흠집 내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에도 봄이 오기를 기대한다"면서, "아울러 우리 국민들이 이제는 전쟁 이야기 안 하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남북관계, 혹시라도 엎어질까 봐 조마조마"

최동진 ㈜디엠에프 대표는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마음으로 초조하게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최 씨가 이끄는 디엠에프가 처한 현실은 에스제이테크 사정과 다를 게 없다. 개성공단 운영 당시 디엠에프 소속 직원이 700명이었다. 최 대표는 지금은 남한에서 8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어렵사리 공장을 돌리고 있다.

"생산 기반이 개성공단에 있어서 거기서 수익을 냈는데 이제 갈 수가 없으니, 다시 베트남으로 진출해서 생산 구조를 만들었죠. 다들 그렇겠지만 매출 구조가 끊기니 매월 몇억씩 적자가 나고 여기저기 돈 끌어와서 겨우 운영하는 상황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적자를 막는 게 최우선인 상황이란 얘기다. 그래서 정상회담 개최 소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최 대표는 남북 상황이 급격하게 가까워지는 지금 상황이 반가운 한편으론 혹시라도 엎어질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이라고 했다.

"혹시라도 이번에 협의가 잘 안 되면 남북경협도 지연될 수 있을 거고. 지금도 회사 운영하는 게 정말 힘들거든요. 다들 도산 위기인데도 억지로 끌고 가는 형편이에요. 다행히 잘 풀려서 공단 운영이 정상화돼도 공장 운영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까진 또 시일이 걸릴 텐데 그때까지 어떻게 견딜지."

그는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경협이 의제로 제기되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반적으로 남북 관계가 계속 좋아지는 추세니까요. 이제 남북이 상시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문이 열린 거니까,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경협은 곧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는 잘 모르지만 뭐가 되든 남북이 이야기가 잘 돼서 하루빨리 경협에도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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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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