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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예가인 고택문화체험관 고혜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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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예가인 고택문화체험관 고혜선 대표

조선시대 권번, 정읍에 복원 ‘전문 예술인 양성의 산실로’...문화콘텐츠 자리매김

고혜선 고택문화체험관 대표가 다례예절을 선보이며 차를 따르고 있다.
문화와 예술은 나라를 이끌어가는 보이지 않는 힘의 원천이다. '예술의 고장'인 전북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 소신과 철학을 갖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들을 찾아 작품세계와 삶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인문학적 소양 두루 갖춘 전문 예술인 양성했던 '권번'(券番)


조선시대 교방청으로 불렸던 권번(券番). 권번을 기생 양성소로 알려져 있다.


권번은 예절과 춤, 소리, 시, 서화를 익히고 악기를 다루는 전문적인 예인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단절 위기에 처한 우리의 전통예술을 이어온 기관이다.

이러한 인문학적인 소양을 두루 갖춘 전문 예술인을 양성했던 '권번'(券番)이 전북 정읍 산외에 복원됐다.


사)한옥마을사람들 고혜선 대표가 '기생'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우리의 전통문화를 수호하고 지켜나간 예기였음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광주 권번을 김동수 가옥 일대로 옮겨 온 것이다.


2007년 광주 권번을 철거한 이후 8년만이다. 당시 광주 권번이 전북으로 간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광주지역 문화계의 반대가 심했다 한다. 우여곡절 끝에 정읍으로 옮겨온 이는 ‘춤꾼’ 고혜선(57)씨다.


고 대표는 우연히 광주 권번 철거 소식을 접하고 전북에 옮겨 올 것을 생각했다. 그러나 의지와 달리 광주 권번이 정읍에 안착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권번 복원까지 간단치 않았다.

2015년 5월3일 개원 이래 전국에서 유일하게 권번 문화 체험과 예인을 양성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예가인 고택문화체험관(옛 권번문화예술원)’ 고혜선 대표를 만나봤다.

권번문화 체험과 예인을 양성하는 공간인 정읍 고택문화체험관 전경.
우여곡절 끝에 광주권번을 정읍에 복원...난항 겪기도


“권번이란 기생을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예인을 꿈꾸는 이들이 통상 13~15세에 입학해 3년 동안 전통 춤과 판소리, 악기를 익혔던 예능학교를 일컫습니다”

고 대표는 “전문적이며 종합적인 소양을 갖춘 예술인으로서 이들은 단절될 위기에 처한 우리의 전통예술을 오늘까지 이어준 주인공이다”며 “단순한 기생으로 생각하면 착각이다”며 정읍에 권번을 유치하게 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전주와 남원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었던 권번.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사라졌다.


특히 광주권번이 정읍에 복원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 2007년 광주에 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면서 광주권번 건물이 헐렸다. 100여년 된 정면 7칸짜리 한옥이었다. 여기서 나온 목재를 전남의 국악애호가가 7년간 보관했다. 이를 고혜선 대표가 간청해 넘겨받아 정읍시에 기증했다.

권번에 대한 편견과 예산 지원의 난항을 겪다 ‘김동수 가옥(중요민속문화재 제26호) 연계 고택문화체험관 조성사업’의 하나로 광주권번의 상량과 주춧돌 등을 이용해 김동수 3남의 집터에 복원했다. 안채, 사랑행랑채, 별채 등 3채의 한옥으로 이뤄졌다.

권번 문화는 상류층, 선비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정읍은 무성서원과 태산 선비문화권이 살아있는 선비문화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고 대표가 정읍에 권번을 복원시킨 속내다.


권번문화예술원이란 원래 명칭은 ‘일본식 명칭’이라는 논란 끝에 고택문화체험관으로 불린다.

고택문화체험관에서 펼치고 있는 상설공연,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인의 감성에 맞는 여가문화 제공하는 체험 프로그램 진행


고택문화체험관은 현재 전통문화의 신명과 풍류를 결합해 현대인의 감성에 맞는 여가문화를 제공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예술 체험과 숙박을 체험하는 사람들에게 전국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할 감동 체험과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2015년 5월3일 개원된 고택문화체험관 개원식은 ‘해어화 다시 피다’는 주제로 펼쳐져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말하는 꽃(해어화)’, 기생을 뜻하는 권번 출신 예인 두 분이 무대에 섰다. 중요 무형문화재 이매방 선생과 남도창 동편제의 박화선(광주시 무형문화재) 선생이 그 주인공.

승무와 살풀이춤 보유자인 이매방 선생은 살풀이춤을, 박화선 명창은 소리를 선보였다. 이매방 선생과 박화선 명창은 이 시대 마지막 남은 권번 출신 예인들이다. 하나 뿐인 권번에서 그들의 마지막 공연은 그래서 의미가 있었다.

고혜선 대표는 전통문화예술 체험, 전통문화예술 전승 전문교육, 고택 숙박 체험 등 각종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이곳에서 전통 무용, 전통 소리, 전통 악기, 전통 예절, 전통 음식까지 체험은 물론 전승 전문교육을 통해 ‘권번 문화’를 알리기에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부채춤, 검무, 화관무, 살풀이, 교방무, 승무 등 전통 무용을 비롯해 소리, 악기, 그리고 선비정신, 시·서화까지 인문적 소양까지 갖춘 종합적인 예술인을 양성하고 있다.

춤사위를 선보이고 있는 무용수.
민간단체 우수공연 뽑히고 전국 순회공연도...‘권번문화’ 알리기 결실

사)한옥마을사람들 이사장인 고혜선 대표의 ‘권번 문화’를 알리는 노력은 매년 펼치고 있는 상설공연에도 열정이 배어 있다.

서사총체극 ‘달에 깃든 나무’를 2017년 5월27일부터 10월7일까지 매주 토요일 20회 펼쳤다.
이 공연은 2017년 한옥자원 활용 야간상설 우수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으로 올해도 지원이 확정됐다.

조선시대 단종의 정비에서 노비로 전락해 평생 지아비를 그리워하며 살다가 한 많은 생을 마감한 정순왕후 송씨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달에 깃든 나무’는 2016년 민간단체 우수공연에 선정되며 큰 사랑을 받았던 하늘연인의 후속작으로 무용극에서 총체극으로 변화를 꾀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고혜선 대표는 “작품이 완성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기에 그냥 마감하기에는 아쉬움이 커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에 응모, 선정했다”며 “전국 순회공연의 기회도 얻어 너무 기뻤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특히 ‘춤꾼’ 고혜선 대표는 전주기접놀이를 무대공연 형식인 현대무용과 결합, 무대에 올려 주목을 받았다.
전주기접놀이는 전북 전주 평화동·삼천동 일대 각 마을에서 성행하던 민속행사로 용이 그려진 기를 이용해서 ‘용기(龍旗)놀이’라고도 한다.


고 대표는 공동체 놀이이자 집단적 행사인 기접놀이를 무대공연 형식인 현대무용과 결합시켰다.
특히 전주기접놀이 춤사위와 복색에 대한 연구를 통해 춤사위와 복색을 정립시킨 장본인이다.

고 대표는 또 김소란 기생의 춤을 연구, 복원에도 힘쓰고 있다. 오는 5월18일 세미나와 11월쯤 복원된 춤사위를 발표, 내년엔 무대에 올린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밖에 팸투어 프로그램은 조선 중기 상류층 가옥을 둘러볼 수 있는 김동수 가옥 체험과 차를 달이거나 마실 때의 방식이나 예의범절을 배울 수 있는 다도가 있다.

뿐만 아니라 ‘몸으로 익히는 굿거리’ 무용 체험과 장단을 정해 장구를 치는 타악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한옥으로 이뤄진 고택문화체험관 전경
국악 영재 발굴 장학금 지원...예향 전북의 문화 만들어가는 ‘진정한 춤꾼’


고 대표는 '부드러운사회연구원' 도움을 받아 국악을 공부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매년 국악예술영재 선발대회를 열어 전통의 맥을 잇는 국악 영재를 발굴해 지원함으로써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킨다는 취지다. 특히 1회성 장학금 지급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학생의 소리 공부를 지원하고 있다.

요즘 고 대표는 고택막걸리를 빚어내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읍에서 유명한 구절초를 이용한 술이다. 술명도 ‘예가주’ 라 칭했다. ‘예가주’는 올 4월 전 세계 호남향우회원 400여명이 모인 모임에서 건배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조만간 공식 허가를 내 고택문화체험관을 이용하는 분들께만 한정 판매할 계획이다.

고 대표는 예술원 인근에 산외 한우마을, 구절초 테마공원, 옥정호, 무성서원 등 문화관광 자원이 풍부해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태어난 고혜선 대표는 어릴 적부터 금파 선생에게 한국무용을, 호남살풀이춤의 대가인 최선 선생에게 호남살풀이춤도 사사받았다. 현재 예원예술대학과 선문대학교에서 후배 양성을 위해서도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춤꾼’ 고혜선 대표는 서양의 오페라나 뮤지컬이 많이 대중화 되면서 서양 문화에 대한 관심은 점점 늘어나고 우리의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권번문화 알리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한옥마을사람들 고혜선 대표. 그녀는 예향 전북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진정한 춤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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