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가 자구 계획안 관련해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로써 한국GM은 GM 본사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시급한 유동성 부족 상황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법정관리 위기를 피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게 된 셈이다. 반면, 노조는 희망퇴직 등을 떠안게 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정부와 GM 측에서 노조에 일방적으로 양보를 요구했다는 논란도 예상된다.
한국GM 노사는 23일 법정관리 데드라인을 1시간 앞둔 오후 4시께,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관련,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발표한 잠정합의안을 보면, 노사는 앞서 진행한 희망퇴직 후 군산공장에 남은 노동자 680명에 대해 무급휴직이 아니라 희망퇴직과 전환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희망퇴직'은 사실상 '정리해고'를 의미한다.
또한 희망퇴직 시행 이후, 잔류 인원에 대해서는 희망퇴직 종료 시점에 노사가 별도로 합의하기로 했다.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한국GM 노사는 지속해서 대화를 했지만 군산공장에서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고 남은 인원 680명의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이번 노사합의에서도 희망퇴직자 처우 문제를 두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어야 했다.
이번 합의안에는 희망퇴직뿐만 아니라 단체협약 개정을 통해 법정휴가, 상여금 지급방법, 귀성여비 및 휴가비, 학자금, 임직원 차량 할인 등 일부 복리후생 항목 관련, 절감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또한, 사무직 승진 미실시, 적치 미사용 고정연차에 등에 관한 별도 제시안도 들어가 있다.
노사가 합의에 도달하면서 한국GM은 미국 본사로부터 빌린 약 2조9000억 원의 차입금을 출자전환하고 3조 원 가량 추가 자금을 지원 받을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신차 2종을 배정받는 등 경영회복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부평1공장은 2019년 말부터 트랙스 후속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을 생산하며 창원공장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생산을 2022년부터 개시할 예정이다. 노사는 이에 따른 일시적 공장운영 계획 변경과 생산성 향상 목표 이행을 위해 상호 협력을 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 이후 단종될 말리부를 대체할 후속모델이 필요한 부평2공장은 노사가 교섭 종료 후 '부평2공장 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하며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산업은행도 정상화를 위해 나서기로 했다. GM 본사의 지원액 3조 원 가운데 약 5000억 원을 대출 또는 유상증자 참여형태로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GM이 요청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은 "이번 합의로 인해 한국지엠이 경쟁력있는 제조기업이 될 것"이라며 "노사교섭 타결을 통해 GM과 산업은행 등 주요 주주 및 정부로부터 지원을 확보하고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노사 합의는 GM본사가 "임·단협 교섭 결렬 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겠다"며 정한 데드라인인 23일 오후 5시를 1시간 앞두고 이뤄졌다. 미국GM과 한국GM은 지난 20일 유동성 부족 등을 이유로 한국GM의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었으나 노사 협의가 진척이 있다고 보고 이를 23일로 연장한 바 있다.
노사는 지난 2월 7일 첫 상견례 이후 14차례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25∼26일 이번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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