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의 소재가 된 광주 인화학교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 광주교육감을 맡고 있었던 안순일 전 교육감이 올해 6월 교육과학부 고위직에 특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안 전 교육감은 2007년 당시 인화학교에서 발생한 장애 학생들의 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해 나선 이들을 향해 "배후세력에 의한 학생 볼모론"을 주장하는 등 당시 사건을 무마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 안 전 교육감 재직하던 때 성폭력 혐의의 교직원 2명이 인화학교에 복직했다고 한다. 안 전 교육감은 현재 교과부에서 학교교육을 총괄하는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인화학교 등 장애 특수학교를 관할하는 특수교육과도 학교교육지원본부 산하에 있다.
민주노동당은 6일 논평을 내고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발생 당시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전 광주 교육감이 현재 교과부 고위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며 "당시 안 교육감은 인화학교 성폭력 관련자와 책임자에 들에 대해 고발은 물론 징계 조치조차 하지 않아 피해자와 시민단체의 원성을 샀던 인물"이라고 밝혔다.
민노당은 "안 전 교육감은 '성폭력 사건은 법에서 판단할 일'이라며 끝까지 상황을 덮으려해, 사실상 인화학교 성폭력범들에게 면죄부를 주려 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며 "교과부가 이런 인물을 고위직에, 그것도 특채를 했다고 하니 너무도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민노당은 "안 그래도 인화학교에서 성폭력을 저지른 이들이 최근까지도 그대로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알려져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더군다나 성폭력 사건의 해결을 방해하고, 성폭력범들에게 면죄부를 준 당시 교육감이 교과부의 고위직을 맡는다는 것은 가당치 않다"며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안 전 교육감을 학교교육지원본부장직에서 해임하지 않는다면, 이는 피해자들에 대한 또 한번의 가해이며,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5일 성명을 내고 안 전 교육감이 "한번이라도 관리감독 기관으로서 단호하고도 즉각적인 조치를 했다면, 아이들 편에 서서 교육관청으로서의 책임 있는 태도를 보였다면 인화학교의 피해자들은 물론 영화와 소설을 통해 이같은 참상을 접한 수많은 국민들이 더이상 눈물 흘리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면서 안 전 교육감의 해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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