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대통령 언론특보가 4일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 "그 정도밖에 안되는 인간인지 몰랐다"고 문자를 보낸 것과 관련해 "'제가'(라는 주어)가 빠졌다"고 해명했다.
이 특보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문자메시지는 개인적 차원의 섭섭함을 표현한 것일 뿐, 결코 국회를 무시하거나 경시한 것이 아니다"라며 "본래 '여러 차례 해명했음에도 믿지 못한다니 내가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사람이냐'는 취지를 전하려 한 것이었으나 짧은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과정에서 거두절미하는 바람에 오해가 빚어졌고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이 특보는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메시지를 보낸 것은 맞지만, '그 정도밖에 안되는 인간인지 몰랐다'는 말 앞에 '제가'(라는 주어가) 가 빠진 것으로 나를 지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특보는 이어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대정부질문을 통해 박태규 부산저축은행 로비 관련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최근 몇 년간 만나거나 연락한 바 없다'고 공식해명했고,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도 직접 전화해 이같은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며 "그런데 오늘 법사위 국감에서 박 의원이 본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로비관련 의혹을 제기했고 특히 전혀 관련도 없는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까지 거명한 데 대해 개인적으로 섭섭함을 표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이 특보가 이날 오후 1시18분쯤 '인간적으로 섭섭합니다.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인지 몰랐습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며 "청와대가 얼마나 국회를 경시하고 있는가 하는 한 단면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특보를 당장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이 특보에게 문자를 보내도록 한 발언은 이날 오전에 나왔었다. 박 전 원내대표가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씨와 친분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상득 의원 등 11명을 언급하며 "이동관 전 수석, 정정길 전 실장"등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 특보의 해명이 나오자 박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주어동관 탄생! 이동관 언론특보 해명 '내가 박지원 대표에게 그 정도밖에 안되는지 몰랐다'는 내용으로 주어가 빠졌다는 해명을 기자들께 했답니다"라며 "BBK때 나경원 의원 '주어가 빠졌다'는 해명 복사로 주어경원! 주어동관!"이라고 말했다.
'BBK 소방수'였던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도 함께 비꼰 것이다. 지난 2007년 대선 과정에서 BBK 설립을 줄곧 부인하던 이명박 대통령은, "BBK를 만들었다"고 직접 발언한 동영상의 공개로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이 때 이 대통령 캠프 대변인이었던 나경원 의원은 "'BBK를 설립했다'에 '내가'라는 주어가 없지 않느냐"고 설명하며 이 대통령을 옹호해 논란을 일으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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