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대표는 이날 청와대에서 오후 2시부터 1시간 20분 동안 단독 회담을 하고,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가 시작된 만큼 야당의 건전한 조언과 대화는 바람직하지만, 정상회담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홍준표 대표에게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홍준표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에 반대는 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북핵 폐기 회담이 돼야 하고, 그 폐기는 단계적 폐기가 아닌 일괄적 폐기여야 한다.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리비아식 폐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1년 사이에 '리비아식 핵 폐기'를 하는 합의안을 이끌어내지 않으면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보수 야당에서 리비아식 방식이란 '선 핵 폐기, 후 보상'으로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리비아가 대량 살상 무기를 폐기한 후 카다피 정권이 몰락했다는 점을 학습한 북한은 리비아식 해법을 불신하고 있다. 청와대는 '리비아식 핵 폐기'조차 단계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하며 '포괄적이면서도 단계적'인 북핵 해결 방식이 서로 배치되지 않는다고 보수 야당을 설득하고 있다. (☞관련 기사 : 靑 "리비아식 해법조차 '단계적'이었다", 리비아 모델? 북한에 핵포기 하지 말라는 말!)
홍준표 대표는 "북한의 위장 평화 공세에 속아서 일시적인 위장 평화 상태를 유지하는 게 한반도에 도움이 되느냐"며 "북핵이 완전히 폐기되기 전에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동맹을 이완시키는 최근의 이 정권의 조치에 대해서는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어차피 실패할 것'이라는 식의 홍준표 대표의 주장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에는 안심해도 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진행되는 것은 남북만의 협상이 아니다. 우리가 북미 협상을 중재하고, 남한, 북한, 미국, 중국 등이 함께 의견을 모으기 때문에 과거보다 실패하는 사례는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수회담은 전날인 12일 남북 정상회담 원로 자문단과 간담회가 끝난 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성사됐다. 1시간 20분가량 이어진 전체 대화의 70%는 남북 관계로 채워졌고, 나머지 30% 정도는 국내 정치 현안이 차지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영수회담의 의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문제에 대해 가장 반대를 많이 한 자유한국당의 의견을 직접 듣고,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당 대표께 구체적으로 설명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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