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군인권센터(이하 센터)를 통해 이뤄진 군대 내 인권침해 사례 상담 건수는 2016년보다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센터가 공개한 '군인권센터 2017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가 접수한 상담은 모두 1천36건으로 2016년 432건의 2.39배였다.
센터 임태훈 소장은 "정치적 상황으로는 탄핵과 정권 교체, 군 내부적으로는 박찬주 대장 등의 '갑질', 육군 성 소수자 색출, 의경 인권침해 등 대외적으로 문제 된 사건들이 상담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 소장은 "병사와 초급 간부들이 인권침해를 겪었을 때 부당함을 자각하는 비율이 높아졌고, 그간 그러려니 하고 참아왔던 군 내 갑질과 부당지시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해자가 누구인지 파악된 사건을 보면 가해자가 간부인 사건이 304건을 기록해 병사인 사건 90건보다 훨씬 많았다.
간부 중에서도 위·영관급 장교(소위∼대령)가 가해자인 사건이 163건으로 부사관(하사∼원사) 102건보다 다수였다. 39건을 차지한 중령은 단일 계급으로는 가해자가 가장 많았다.
군인권센터는 중령이 대대장 보직을 맡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으로 분석했다. 단독 작전 수행이 가능한 일선 부대인 대대를 이끄는 지휘관인 대대장이 휘하 장병들의 고충을 신고받고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가해자가 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공관병 상대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박찬주 대장 사건 등 장성(장군)이 가해자인 사건은 39건이었다.
병력이 가장 많고 복무 지역·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평가받는 육군은 인권침해 사건의 점유율도 높게 나왔다. 군 전체 병력의 70.6%를 점하는 육군에서 전체 인권침해 사건 1천36건의 79.4%에 달하는 823건이 발생했다.
해군은 병력 6%에 사건 3.1%, 공군은 병력 9.5%에 사건 5.4%, 해병대는 병력 4.2%에 사건 1.4% 등으로 병력 점유율보다 인권침해 사건 점유율이 더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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