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카지노에서 재산을 탕진하고 현지 노숙자(앵벌이)로 전락한 한국인들이 불법 체류자로 전락해 많은 문제를 일으키면서 대책강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필리핀 현지 교민회 등에 따르면 필리핀에 관광을 위해 입국했다가 카지노에서 재산을 탕진하고 노숙자 신세가 된 이른바 앵벌이들이 수백 명 수준에 달하면서 범죄유혹에 쉽게 빠져 들고 있다.
카지노가 밀집해 있는 마닐라의 경우 한국인 앵벌이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접근해 구걸행위를 하거나 사업을 빌미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앵벌이들은 현지 조직폭력배에 연결되어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 살해하는 일에도 가담하는 등 범죄인으로 전락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4일 오후 6시께 필리핀 앙헬레스에 있는 한인 사업가 이모(40)씨 집에 필리핀 현지인 2명과 한국인 4명 등 괴한 6명이 들이닥쳐 이씨와 직원 3명을 납치했다.
납치범들은 몸값 120만 페소(2800만 원)를 받은 뒤 직원 3명을 석방했으나 이씨는 계속 감금한 채 400만 페소(9000만 원)를 몸값으로 추가 요구하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또 마닐라의 리조트월드 마닐라 카지노 주변을 떠도는 한국인 J씨(59)는 현지 한국교민과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접근한 뒤 거짓말로 현혹해 돈을 갈취하는 행위를 수시로 자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현지교민 K씨는 “마닐라에만 카지노 앵벌이가 수백 명 수준에 달한다”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불법 체류자로 전락해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사업투자를 빌미로 사기행각을 벌이거나 납치 등 강력범죄에 연루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현지 한국대사관에서 불법 체류자를 확인해 강제 추방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인 앵벌이들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 실추는 물론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히는 상황을 감안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인 관광객들은 30일까지 현지 체류가 가능하지만 체류기간이 경과할 경우 현지 여행사를 통해 10만 원의 수수료를 지불하면 체류기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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