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일간 베스트(일베) 사이트'를 폐쇄해달라는 국민 청원에 대해 23일 "법적으로는 폐쇄할 수 있지만, 일단 신중하게 지켜보자"는 뜻을 밝혔다.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청와대 라이브 방송인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나와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음란물, 사행성 정보,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 등 불법 정보가 웹사이트 전체 게시물 중 70%에 달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일베 사이트도 법리적으로는 폐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김형연 비서관은 일베 사이트를 실제로 폐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베의 불법 정보 게시글 비중이 사이트 폐쇄 기준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형연 비서관은 "방송통신위원회는 차별, 비하 사이트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조사를 실시한다. 실태 조사 결과에 따라 문제가 심각한 사이트는 청소년의 접근이 제한되는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차별이나 비하 내용으로 심의 후 삭제 등 조치된 게시물 현황을 보면, 2013년 이후 제재 건수가 가장 많은 사이트가 일베였다. 2013년 이후 2016년에만 2위로 밀렸을 뿐 거의 해마다 1위 제재 대상이었다.
김 비서관은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가치이지만, 모든 국민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가짜뉴스 등 허위 사실, 우리 사회가 수용할 수 없는 비방과 명예훼손,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 등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벌에 처해진다"고 말했다. 일례로 그는 세월호 희생자를 험담하는 글을 올린 일베 회원이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의 실형 판결을 받은 사례를 들었다.
"조두순 피해자 2차 가해 웹툰 작가, 피해자 처벌 의사 있어야"
청와대는 '조두순 사건 피해자를 우롱한 만화가 처벌' 청원에 대한 답변도 내놨다.
웹툰 작가 윤서인은 조두순을 피해자의 아버지가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피해자에게 인사시키면서 "전쟁보다는 역시 평화가 최고"라고 말하는 그림을 한 매체에 게재했다. 이는 방한한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부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을 빗대 표현한 것이었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이 그림에 대해 김형연 비서관은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는 반의사불벌죄 또는 친고죄로 피해자의 고소나 처벌 의사가 있어야 한다"며 피해자의 의사가 없어 처벌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김 비서관은 "국민 비판을 통해 문제의 만평이 10분 만에 퇴출되는 '자율 규제'가 작동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베 사이트 폐쇄 요청' 청원에는 지난 2월 24일까지 23만5167명이 참여했고, 웹툰 작가 '윤서인 처벌' 청원에는 3월 25일까지 23만6332명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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