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룸살롱 접대 사실이 발각된 공공기관이 작년 정부의 청렴도 조사에서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5일 국민권익위원회의 '2010년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두 공공기관 중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준정부기관 종합청렴도(10점 만점)에서 9.33점을 받아 76개 기관 중 2위를 기록했고, 등급도 '매우 우수'였다"고 지적했다. 한국기계연구원에 대해서도 "출연기관 평가에서 8.65점으로 '보통' 등급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이 조사한 결과 지식경제부 직원 12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산하기관인 기계연구원,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직원으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아왔다. 산하기관 직원 2~3명이 지경부 공무원 3~4명을 접대했고, 일회 접대비는 200만~3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접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산하기관 직원들은 속칭 '카드깡'을 감행하기도 했다.
물론 권익위의 청렴도 조사는 지난해 11월 말까지여서, 이번에 적발된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그러나 권익위의 조사 결과를 그대로 믿는다고 쳐도, 지난해 11월 이전에 청렴도 '매우 우수' 기관이 11월 이후 갑자기 룸살롱 접대를 한 게 되기 때문에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은 줄지 않는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번 지식경제부 접대 사건이 지난 해 11월부터 있었다고 하지만 공공기관의 정부 부처 접대가 오래전부터 관행처럼 이루어져 왔던 것을 감안하면 권익위의 청렴도 조사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특히 권익위는 작년에 공공기관 6곳을 대상으로 법인카드 사용 실태를 조사해 2008년 6월부터 1년 반 동안 법인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한 액수가 10억 원에 달한다고도 밝힌 바 있어 공공기관 부패의 심각성을 알고도 구색 갖추기용 청렴도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권익위 조사에서 지식경제부는 중앙행정기관 종합청렴도에서 8.48점으로 '보통' 등급을 받아 0.02점 차이로 '미흡' 판정은 면했으나 38개 기관 중 26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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