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성폭력 빈번히 노출되는 '미투 치외법권지대'"

국회 여성 보좌진 "정치영역 성차별 시정될 때까지 #MeToo는 계속될 것"

'미투(#MeToo) 운동'이 국회에서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여성정책연구회 소속 보좌진들은 19일 "국회 미투는 이제 시작"이라며 "정치영역에서의 성차별 구조가 시정될 때까지 '미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좌진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정치영역에서도 예외없이 오랫동안 묵혀 왔던 폐해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극도의 남초공간에서, 비대칭적인 성별 권력관계에 의한 차별과 폭력이 상존하는 곳이 이곳 국회를 포함한 정치계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남성의원은 83%, 남성보좌관은 93%가 넘"지만 "여성 보좌진은 전체의 26%" 수준으로, 이중 70% 이상이 하급직이라고 밝혔다. 국회 보좌진 채용 과정도 "상급자의 평판이 채용으로 직결되는 시스템이므로 남성이 여성 보좌직원의 생사여탈권을 갖게" 돼 "여성보좌직원들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빈번히 노출"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가 발생해도 가해행위의 축소·은폐뿐만 아니라 피해사실의 묵인·방조·동조가 일상화되어 있"으며, 국회 자체는 내부를 정화할 시스템이 전혀 없는 "치외법권지대"라고 강조했다. "그러는 사이 가해자들은 아무 탈 없이 승승장구하고, 피해자들은 소리 없이 사라져갔"다고도 덧붙였다.

보좌진들은 '정치계 미투' 후폭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여자들 무서워서 보좌관 못쓰겠다"거나 "여기자들과 약속 다 취소했다"는 남성의원·보좌관들의 비아냥, 조롱성의 발언으로 여성보좌진들이 더욱 위축되고 있"을 뿐 아니라, 자극적인 소재 찾기에 혈안이 된 기자들이 "취재라는 이름으로 무례한 폭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이 같은 일은 "명백한 2차, 3차 가해행위"라며 "성희롱·성폭력 피해 사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간접적인 폭력 행위와 발언들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뿌리 깊은 정치계의 성차별적 구조 개선을 위해 우리부터 노력하고 또 요구할 것"이라며 △ 각 당 보좌진협의회 소속 성희롱·성폭력 피해 신고·상담 기구 신설, △ 의원별 보좌진 채용현황에 대한 성별 분리 통계 작성·공개, △ 성평등 의정활동지원센터 설립을 통한 장기·지속계획 수립 및 점검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