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당을 당장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싶어하던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한 발 물러서고 참여당이 포함되는 문제에 거부감을 가진 세력도 한 발 물러서 '절충안'을 선택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당 문제는 여전한 '불씨'로 남게 됐다. 진보신당은 "기존 연석회의 참여단위들 간의 통합 자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민노 "참여당의 성찰, 긍정적으로 평가"
민주노동당은 19일 수임기관 전체회의를 열어 참여당 문제를 논의했다. 그 결과 민주노동당은 "국민참여당이 5.31 연석회의 최종합의문과 부속합의서에 동의하고 참여정부의 오류와 한계를 일정하게 성찰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확인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인 셈이다.
또 이들은 "참여당의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참여 문제는 당원 및 노동자 농민 등 기층 민중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합의하는 일정에 따라 진보신당과의 통합 문제가 일단락 된 후, 최종 결정한다"고 밝혔다.
일단 진보신당과의 통합을 마무리 짓고 나서 참여당과 다시 통합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내놓은 "참여당의 성찰을 환영하고 통합 대상임을 확인한다"는 원안에 비해 반 보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진보신당 "성찰은 몇 마디 말로 안 된다…당혹스러운 결정"
통합 논의의 또 다른 핵심 주체인 진보신당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성찰'이란 몇 마디 말로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과거와 다른 정치활동을 통해 행동으로 검증되어야 하는 것임에도 참여당의 최근 행보를 성찰로 보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또 "민주노동당은 국민참여당을 새로운 진보정당의 참여 대상으로 포함시키자는 주장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며 "당혹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민노당의 결정은 논란의 불씨를 계속 남겨놓았고 이럴 경우 새 진보정당의 위력 있는 출발은 불가능하며 오히려 새로운 진보정당은 건설 합의 직후부터 참여당과의 통합 논란으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금기 푼" 것일까, "2라운드 개시"를 위한 절충안일까
진보신당은 반발했지만, 민주노동당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한 해석은 온도차가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는 이견이 뚜렷이 존재한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금기를 풀었다"고 평가했다. 참여당을 포함시키기로 했다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이 대표는 "어제 민주노동당은 국민참여당 중앙위원회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의견수렴하기로 수임기관 만장일치로 정했다"며 "활발한 토론으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에게 함께 해주시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진보신당과의 통합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활로가 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참여당 문제를 진보신당과의 통합 후로 미뤄두었기 때문에, 참여당의 포함 여부가 양당 통합의 걸림돌이 되어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은 막았다는 것이다.
한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본질적으로 애매한 결정이지만 방점은 2라운드 협상에 참여당은 들어올 수 없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진보신당 관계자는 "참여당은 안 된다는 것이 진보신당의 명확한 입장이지만, 선후관계를 두었기 때문에 여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진보정당에 참여당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진보정당에 대대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통합파의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여당 "민노당의 고뇌와 고충 이해한다"
한편, 참여당은 민노당의 결정에 대해 "이 결정은 진보의 혁신과 대통합이 결코 쉽지 않은 길임을 보여준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민참여당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위원회 명의로 낸 성명에서 이들은 "민노당의 고뇌와 고충을 이해한다"며 "참여당은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시대적 대의와 국민적 여망을 받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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