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단행된 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의 새로운 수장들의 인사에 대한 내부 구성원들의 호응과 기대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0년 동안 두 정권이 바뀌는 동안 파업과 부당대우, 소송 등 혹독한 겨울을 견뎌내야 했던 철도맨들은 봄날에 대한 예감을 가지면서도, 수장의 초심경영의지 상실과 관료화를 걱정하는 마음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 구성원들에 따르면, 일단 과거 관료화에 따른 권위주의적 독선과 독단의 경영은 표면적으로 사라진 듯 여겨진다.
각 수장이 취임하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노조를 방문해 화합의 손을 내민 것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모습인 데다, 부당 해고자들을 곧바로 복직시킴으로써 조직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
더불어 내부 구성원들이 요구해왔던 적합한 인물들을 중용함으로써 대체로 만족할 만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레일의 경우, 오영식 사장은 지난 2일 단행된 대대적인 조직개편 및 인사에서 ‘공공성 및 공정 발탁’에 방점을 뒀다.
업무추진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임직원의 중지를 모아 균형과 안배, 조직화합 차원의 공정인사를 시행하는 데 주력했다.
오 사장 스스로 조직의 빠른 안정화를 우선 과제로 여겼기에 취임하자마자 노조사무실을 방문, 향후 정례화된 대화를 통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가장 효과적이고 실질적으로 코레일을 발전시키기 위해 개혁과제를 도출하고 실행시킬 수 있도록 노조 등 내부 구성원과 시민단체, 외부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철도발전위원회’를 두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은 기존 7본부 7실 5단 조직을 6본부 6실 6단으로 재정비하고, 정인수 부사장을 포함한 임원급 4명, 실‧단장급 8명, 지역본부장 9명 등 총 27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발령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남북대륙철도 및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남북해외철도사업단’을 신설하고, 여러 소속에서 분산 추진하던 빅데이터 등 IT 관련 업무를 통합해 ‘스마트철도사업단’으로 확대개편해 4차 산업혁명 컨트롤 타워기능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빈틈이 있는 부서장도 등용됐다는 후문이지만, 오 사장이 급진적으로 물갈이 하는 인사를 진행할 경우 또 다른 반발의 소지가 있는 만큼 완급조절 차원에서 빈틈을 남겨 놓았다는 분석이다.
철도시설공단 역시 김상균 이사장이 지난달 14일 취임하자마자 노조사무실을 방문, 매월 1회 노조위원장과의 미팅 뿐 아니라, 노사 실무진으로 구성된 노사공동위원회를 운영키로 약속했다.
이어진 인사단행에서는 노조 등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부서에 적합한 주요 부처장을 발령 냄으로써 내부에서 터져 나오던 불만을 잠재웠다.
과거 ‘경영혁신’이라는 구호 아래 행정직이 기술직 부서를 주관하게 만들면서 기술중심의 철도시설공단이 행정중심의 공단으로 전락하는 등 구성원들의 인사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기술직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상균 이사장부터가 기술고시 출신으로서 정부 주요 부서를 거쳤고, 직전 공단 부이사장직을 수행하며 내부의 모순을 간파한 터라 이번 인사에서 구성원들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짚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아 있는 부이사장과 상임이사 등에 대한 인사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이번 인사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는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정일 철도시설공단 노조위원장은 “새로운 수장의 초심이 끝까지 이어진다면 분명히 조직의 안정화를 기반으로 철도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료화에서 벗어나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고, 조직의 화합을 위해 애쓰는 수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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