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잠정 중단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 반응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이하 현지 시각) 수석 특사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기자회견 이후 본인의 트위터에 "북한과 대화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 수년 동안 처음으로 진지한 노력이 관련 당사자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가 이를 지켜보고 기다리고 있다"며 "헛된 희망이 될지도 모르지만, 미국은 어떤 방향으로든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의미하게 인식하며 북미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언급으로 풀이된다.
주요 외신들도 문재인 정부의 이번 특사단 방북으로 "중대한 반전"이 일어났다며, 이를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날 정의용 실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긴급 뉴스로 타전하며, 이번 남북 간 합의를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번 발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이용해 북한과 관계를 해빙시켰던 문재인 대통령의 중요한 외교적 성과"라고 전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도 "그동안 핵무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던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을 보장받는 것을 전제로 핵무기 포기 의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북한이 즉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없애겠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이번 합의 사항은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선택 방안에 대한 논의가 커지면서 외교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북한과 접촉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왔다"면서 문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을 평가했다.
신문은 이번 합의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스스로 명백하게 보증한 이 제안은 지난 수년 동안의 핵실험과 미사일 기술의 진전이 있은 이후 중대한 반전"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이번 합의가 "북한의 젊은 지도자에게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미국 ABC 방송은 이번 합의가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분석하면서도 "합의가 이뤄진 뒤에도 이를 이행하면서 실패했던 역사가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방송은 "미국은 그동안 북한과 공허한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며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점을 밝혀왔다"면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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