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적절한 조건 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며 문턱을 높였다. 북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 연례회동에서 "그들(북한)은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우리는 오직 적절한 조건 하에서만 대화하길 원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그동안 자신이 추진한 대북 최대 압박 전략의 결과로 북한이 처음으로 대화를 원하고 있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이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들이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다. 그들은 25년 동안 대화를 해왔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었다"면서 전임 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또 "클린턴 정부는 수십억 달러를 썼다. 수십억 달러를 그들(북한)에게 줬다"면서 "합의가 체결된 날부터 그들(북한)은 핵 연구를 시작했다"며 클린턴 정부의 제네바 합의가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부시 일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부자 둘 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쏘아붙였고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지금보다 그때가 훨씬 (문제를 해결하기에) 쉬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가 언급한 "적절한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없애는 등의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북한에 더욱 밝은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그들은 대화하겠다는 바람을 피력해왔지만 우리는 어떤 북한과의 대화든 그 결과는 비핵화가 돼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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