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7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 중인 강경화 장관은 26일(현지 시각) 기조연설에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전의 노력 과정에서 피해자 중심적 접근이 결여되어 있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우리 정부는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피해자, 가족, 시민단체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동시에 과거의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현재와 미래의 세대가 역사의 교훈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외교부 장관이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국제사회에서 이 합의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합의에서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표명한 조치가 확실히 실시된다는 것"을 전제로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상호 비판과 비난을 자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강 장관이 연설에서 위안부 합의에 결함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 대목에서 일본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그는 전쟁 기간의 성범죄 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강 장관은 이어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에 퍼지고 있는 '미투(me-too)' 운동은 소녀와 여성의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양성평등과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노력을 적극 전개해 나가고자 하며, 평시 및 전시 여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 장관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정신이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북한 인권 문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산가족 상봉 재개와 북한 인권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주민들과 그들의 인권 보호 및 증진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하며, 인권기구들이 권고한 수많은 결의와 권고에 담긴 인권 의무들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