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자원이 망가지고 국민혈세가 탕진되는 공사의 대표적인 예가 4대강사업이었다. 4대강사업으로 국토의 혈맥과도 같은 4대강이 인공의 수로로 전락하고 수많은 생명이 사라져갔으며 천문학적인 국민혈세마저 날아가버렸다.
4대강사업은 국민적 공분을 산 대표적인 환경파괴 사업으로 지금 감사원의 집중 감사를 받고 있으며, 4대강을 재자연화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의해서 그 첫 조치로서 4대강 수문개방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형국에 또다시 낙동강에서 4대강사업 식 하천공사가 대구 달성군과 국토부에 의해서 저질러지고 있어 또 한번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국하하천의 인공시설물에 대한 국토부의 옹색한 해명
바로 국토부(대구지방국토관리청)와 대구 달성군이 낙동강변 천혜의 자연자원인 화원유원지 화원동산 하식애(하천의 침식작용 등으로 생긴 언덕이나 절벽) 앞으로 '국가하천 유지관리용 낙동강변 다목적도로건설사업'이란 희안한 명목으로 탐방로 조성사업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대구에서 원시적 자연식생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하식애의 생태와 경관을 망치는 행위로서 국민적 지탄이 대상이 될 만하다. 더구나 이런 생태적 경관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업에 100억원이라는 거액의 국민혈세(대구지방국토청 30억원, 대구 달성군 70억원을 투입하는 매칭 사업)까지 투입됨으로써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다.
특히 국가하천 관리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국토부가 이 문제가 많은 사업에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이 예산까지 투입해서 사업을 허용해줬다는 것은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이 사업을 허용하면서 내세운 목적이라고는 '순찰'이라는 옹색한 변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국가하천 유지관리용'라고 했는데, 이 사업의 진짜 목적이 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국토부 산하 대구지방국토청 담당자가 겨우 찾아낸 목적이라고는 "하천 순찰용"이란 것이었다.
원래 이곳은 화원동산의 하식애 부분 즉 절벽 구간으로 길이 없는 곳이다. 낙동강과 하식애가 맞닿아 있는 부분이자 물길이 들이치는 수충부에 해당하는 구간인 것이다. 이런 곳에 없는 길을 만들어내면서 '유지관리'라는 명분까지 붙여 고작 이유를 단 것이 순찰용이란 해명이다. 원래 길이 없어 사람도 다니지 못하던 곳에 무슨 순찰 운운한다는 말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홍수방어라는 기본적인 하천관리 기본도 어긴 국토부
더구나 이곳은 수충부로서 홍수 등의 큰물이 지면 거센 물길이 부딪혀 어떠한 구조물도 견디지 못하는 곳인데, 이런 곳에 탐방로 공사를 허용하고 예산까지 투입한다는 것은 너무나 상식 밖의 일로 홍수방어라는 기본적인 하천관리 매뉴얼도 어긴 일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인제대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는 다음과 같이 크게 우려했다.
"정말 위험하다. 이런 시설물은 홍수 나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곳에 어떻게 탐방로를 만들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 또한 탐방로의 미래에 낙제점을 주었다.
"강물의 흐름상 그 탐방로 안전하지 못하다. 집중호우시 낙동강의 불어난 강물이 탐방로를 치고, 휩쓸려온 덤불들이 저 탐방로 교각에 엉키면서 결국 무너지게 될 것이다."
하천관리의 기본도 무시한 하천공사가 아닐 수 없다. 국토부가 도대체 국가하천을 관리할 역량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런 식으로 국가하천을 관리할 것이면 국토부는 국가하천 관리에서 빨리 손을 떼는 것이 옳을 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국토부는 4대강사업을 강행한 주무부서로서 국민들로부터 '국토파괴부'란 비아냥까지 받아온 터로 4대강사업 후 똑같은 행보를 보인다는 것은 국민적 지탄을 받아 마땅하기 때문이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망치고 있는 대구 달성군
이 문제덩이 사업에 있어 대구 달성군 또한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원동산 하식애는 천혜의 자연자원으로 '개발'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식물사회학자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는 다음과 같은 언어로 하원동산 하식애의 가치를 설명했다.
"화원동산 하식애는 대구에서 원시적 자연식생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곳으로, 대구광역권에서 가장 자연성이 높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은 희귀 야생식물자원 보존 창고로 모감주나무, 쉬나무, 팽나무, 참느릅나무, 참산부추 등 인공으로 식재하지 않는 잠재자연식생 자원의 보고다. 특히 모감주나무군락이 유명한데 산림청은 모감주나무를 취약종으로 분류 지정보호 대상 115호로 보호하고 있는 보호종이다."
또 이곳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서 야생동물의 중요한 은신처이기도 하다. 김종원 교수는 다음과 같이 하식애의 생태적 기능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곳은 달성습지를 오가는 야생동물의 피난처나 휴식처로 기능을 하는 중요한 거점이다. 조류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서식처이다. 특히 지형적 특성상 이동철새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거점이 아닐 수 없다."
공사 중단하고 책임자 엄벌에 처해야
뿐만 아니다. 이곳은 경관적으로도 중요한 곳이 아닐 수 없다. 이곳은 예로부터 '배성10경'에 하나로 꼽히면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던 곳이다. 오죽하면 신라 경덕왕이 이곳의 풍광에 빠져 이 일대를 '화원'이라는 칭했을까. 석양이 질 무렵 이곳의 경관은 낙동강의 그 어떤 곳의 낙조보다 아름답다.
이러한 "생태적 경관적으로 중요하고 아름다운 곳에 강물 위로 쇠말뚝까지 박아서 흉측한 인공의 구조물을 만든다는 것은 이곳의 생태와 경관을 깡그리 망치는 행위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이 사업을 전해들은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게다가 "이런 기막힌 사업에 국민혈세 100억원까지 투입해서 공사를 벌인다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우려와 주장은 국토부와 달성군이 지금 즉시 이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너무나 명백한 이유로 보인다. 거기에 더해 "이 사업을 기획한 책임자를 엄벌에 처벌하라"는 요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천연 자연자원을 보호할 것인가,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를 강행해 비난을 자초할 것인가? 국토부와 대구 달성군의 행보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한편, 대구 달성군은 이 사업의 목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주민 편의를 위한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조성 그리고 친수공간을 활용한 인간과 환경, 문화의 조화 및 녹색성장"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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