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이하 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0일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펜스 부통령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과 인터뷰를 진행한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는 "지난주 한국에서 미국과 북한이 상호 냉랭한 반응을 보였지만, 막후에서는 워싱턴과 평양 사이에 전제조건 없는 직접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외교적인 문이 열리는 방향으로 진전이 이뤄졌다"며 "이 기회의 창은 백악관과 남한 대통령 사이 새로운 이해에 도달하면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펜스 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만나기 전까지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한국의 새로운 관여 정책이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될지를 두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러한 불협화음은 양측이 만남을 가진 이후 상당 부분 해소됐다. 로긴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국제사회는 북한에게 대화를 대가로 주며 양보하는 실수를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의 관여 정책이 이와 어떻게 다른가"라고 물어봤다.
이에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에게 "북한에게 단지 대화로만 경제 또는 외교적인 이득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말하겠다"는 보증을 했다고 로긴은 전했다.
로긴은 문 대통령이 "(북한에) 오직 비핵화를 향한 확실한 단계를 밟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문 대통령의 이같은 보증에 펜스 부통령은 올림픽 이후 북한에 대한 관여 정책을 승인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로긴은 펜스 부통령이 "요점은 그들이(북한) 실제로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조치라고 동맹국들이 믿을 만한 어떤 것을 하기 전까지 압박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최대의 압박 정책은 계속되고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로긴에게 한국 방문 기간 동안 문 대통령과 실질적으로 두 번의 대화를 했다며, 한미 양국은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대북 관여 정책을 위한 조건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로긴은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의 조치를 밟을 때까지 김정은 정권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멈추지 않을 것이고 이 제재는 점차 강화될 것이지만, 트럼프 정부는 (북한에 대한) 압박 기조를 지속하면서도 이제는 김정은 체제와 기꺼이 앉아 대화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긴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이를 "동시에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하는 것"이라고 이름붙였다. 로긴은 이를 두고 "이전 미국의 입장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한 양보를 한 뒤에야 비로소 북한과 직접 접촉하겠다는 것이 원래 미국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그는 북핵 문제가 외교적인 해결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로긴은 "펜스 부통령은 도쿄에서 지금까지 북한에 부과된 그 어떤 제재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정은 정권이 이에 대한 반응으로 올림픽이 끝난 뒤에 핵 실험이나 미사일 시험을 할 수도 있다"며 "그렇다면 외교적인 접근은 중단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긴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열심히 뛰고 있다. 그는 최대한 빨리 북한과 미국이 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은 펜스 부통령과 만남에서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은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스케이트 링크(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나에게 '북한에 미국과 대화해야 한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로긴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여러번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기했고, 트럼프 자신도 북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며 "그러한 협상에서 실질적인 협상으로 넘어가는 것은 여전히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어떠한 진전을 만들기 위해 대화는 첫 번째로 필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제조건 없는 최초 회담을 위해서는 백악관의 승인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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