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판결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8일 교통방송(tbs) 라디오에서 마련한 '삼성 저격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대담에서 "저는 판사 출신으로, 일부 국민들께서 이것이 과연 상식에 맞느냐고 분노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너무 도 넘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며 "삼권분립 원칙을 정말 크게 훼손하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김동진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SNS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 판결을 공개 비판한 데 대해 "저도 판사 해 봤지만, 판사들은 다른 판사들의 재판에 대해서는 '기록을 보지 못해서 대답 못 하겠다'고 얘기한다"고 비판하며 "기록이 어떻게 꾸며져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판사조차 그런 비판을 한다는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 생각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특히 법원 내부에도 아주 심한 이야기들, 석궁이라든지 하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런 도 넘은 비판을 주도하는 것이 여권 정치인들"이라며 "'침을 뱉고 싶다',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다' 이런 표현은 너무 원색적이지 않나.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에 대해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다만 "재판의 결과, 법리 문제 등은 대법원에서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툼이 있을 여지가 있다. 예컨대 국외 재산도피 부분은 (2심이) 뇌물에 수반되는 행위로 봐서 무죄로 판단했는데, 이 부분은 대법원에서 치열하게 공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명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에 대해서는 "정확하게는 모르겠다"면서도 "안종범 수첩을 어떤 재판부가 인정했다고 해서 그 수첩의 전부를 다 인정해야 된다는 것은 꼭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첩의 삼성 부분에 대해서 인정 안 했다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나 의원은 중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논란에 대해 "(정부가) 지금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계속 빼려고 한다"며 "이번 정부가 시도하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함으로써 결국 통일 후에 대한민국의 형태가 자유민주주의를 빼고 북한이 채택하고 있는 인민민주주의의 '인민'을 붙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디오 진행자가 이에 웃으며 "우리가 지금 북한 사람 되려고 그렇게 한다고 보시나"라고 되묻자 나 의원은 "저희가 그렇게 웃을 문제가 아니다. 제가 이 부분은 정말 걱정이 돼서 그렇다"며 거듭 본인의 주장을 진지하게 계속했다.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를 들어내면 민주주의 앞에 여러 가지를 꾸밀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였다.
4선 중진 의원인 나 의원은 인천지법과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거쳐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특별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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