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엽 장관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대해 "위법은 아니나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좀 더 신중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사과는 없었고 변명이 넘쳤다.
다운계약서 작성에 대해서는 "부인이 처리한 것으로 좀 더 세밀하게 챙겨보지 못했다"며 '부인 탓'을 했고, 김앤장 취업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바람직하다 판단했는데 지금 보니 국민의 사회적 눈높이가 달라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권 후보자가 김앤장에 취업한 것은 지난해 12월인데, 불과 6개월 만에 달라진 국민의 눈 높이를 깨달았다는 것이다.
"김앤장 사표낼 당시 장관 후보자 리스트에 올라 있음 알고 있었다"
▲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
이인제 의원(무소속)도 "로비 제도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김앤장은 합법적 로비 창구"라며 "그런 곳에 취직을 할 때는 장관의 꿈을 접었어야 하고, 장관을 해 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이 오더라고 정중히 사양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이인제 의원은 "정부 정책과 깊은 연관이 있는 대형 로펌에 갔다가 바로 장관하겠다고 나오는 것이 결과적으로 잘못된 처신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유감 표명할 의향은 없냐"고 물었다.
이에 권도엽 후보자는 "국무위원 후보자를 선정하는 기준은 전문성, 업무 추진능력, 조직관리 능력 등으로 알고 있다"며 당당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질타가 여러 차례 이어지자 권 후보자는 "지나고 나서 보니 당시에 여러 가지를 신중하게 고려했어야 하지 않냐는 생각은 든다"고 한 발 물러섰다.
권 후보자는 "(공직에서 퇴직한 뒤) 바로 사기업으로 가거나 협력 단체로 가서 일하는 것보다는 변호사들 일을 자문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해서 (김앤장에) 갔다"며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니 국민의 사회적 눈높이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관이 끝나고도 김앤장이 다시 부르면 고문으로 갈 용의가 있냐"는 백재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권 후보자는 "그런 계획 없다"고 답했다.
장관 발탁 직전인 지난 4월 김앤장 고문 직에서 물러난 배경을 묻는 이찬열 의원의 질문에 권 후보자는 "(다른 사람의 권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스스로 퇴직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그럼 퇴직한 후에 장관 후보자가 된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권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 검증 대상이 돼 있다는 사실은 (퇴직 당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차관에서 물러난 뒤 "민간 기업에 취직하는 것보다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김앤장에 고문으로 갔다가, 장관 후보자 리스트에 오른 사실을 알고난 뒤 김앤장에 사표를 낸 셈이다.
"다운계약서, 당시 관례여서 문제 없다"
지난 2005년 경기도 분당의 고급 빌라를 매매할 때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확인됐지만 권 후보자는 "당시 법률상 위법 행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권 후보자는 "집을 보러 갈 때는 부인과 함께 갔지만 이후 절차는 부인이 혼자 처리했으며 법무사와 공인중개사에 위임했던 일"이라며 "부동산 분야 공직자로서 좀 더 세밀하게 챙겨봤어야 하지 않나 생각은 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행안부에 문의해 보니 과세시가 표준액 이상으로 신고하면 위법이 아니고 당시 관례가 거의 전부 그렇게 해 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주택 관련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위였다고 집요하게 지적했다.
김희철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부동산 신고의무 제도가 포함된 부동산중개업법을 정부 발의로 제출할 2004년 8월 당시 권 후보자는 건설교통부 주택국장이었다"며 "주택국장으로 이런 법을 제출하고 불과 10개월 후에 본인은 주택을 매입하면서 실거래가가 아닌 기준시가로 한 것이 정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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