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소망교회 출신인 것으로 18일 밝혀졌다. 이명박 정부의 일관된 내각 기조였던 '고소영(고대, 소망교회, 영남출신)' 내각이 지난 5.6 개각도 마찬가지였음이 확인된 것이다.
유영숙 후보자가 교회를 옮긴 시점 또한 수상쩍다. 유 후보자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유 후보자는 2008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소망교회를 다녔는데, '고소영' 내각이 한창 문제가 될 때 유 후보자는 오히려 교회를 옮긴 것이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과 남편의 정치적 꿈을 위해 교회를 옮긴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5.6 개각은 포장은 일 중심의 실무형 개각이었지만 뜯어보니 포장을 잘한 고소영 내각이었다"고 비판했다.
유영숙 "2008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소망교회 다녔다" 시인
홍 의원에 따르면, 유 후보자는 장관 발탁 직후 소망교회 신자임을 거듭 부인했다. 유 후보자 측은 홍 의원에게 여러 차례 "소망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해명한 것.
그러나 이런 해명은 "지금 다니지 않는다"는 의미였음이 확인됐다. 유 후보자는 지난 3월 교회를 다시 강북구 미아동의 자택 부근으로 옮겼다.
홍 의원은 "소망교회 신자가 된 시점도 그렇지만 다시 교회를 옮긴 때도 장관 발탁 직전"이라며 "장관 발탁에 문제가 될 것 같으니 소망교회에서 나온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소망교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곳으로, 이 정부 들어 주요 고위공직자를 수없이 배출하면서 관심을 모은 곳이다.
금융권 채무 2억인데 남편 한나라당 입당 후 '기부 천사'로 등극
수상하게 많은 기부금도 논란거리다. 홍 의원은 이날 유 후보자의 근로소득원전징수영수증과 인사청문요청안을 분석해 "유 후보자와 남편은 2007년부터 3년 동안 총 1억7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상한 점은 두 사람의 기부금 액수가 이명박 정부 들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데 있다. 더욱이 개인 부채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갚지는 않고 기부금을 내 왔다.
유 후보자의 2006년 기부금 액수는 272만 원에 불과했지만 2007년에는 그 액수가 1430만 원으로 늘어난다. 전년도에 비해 무려 425%가 늘어났다. 2007년은 공교롭게도 배우자 남충희 씨가 한나라당에 입당한 해이기도 하다. 남 씨는 대선을 열흘 앞둔 2007년 12월 9일 한나라당 당원이 됐다.
2008년에도 유 후보자는 2194만 원을 기부했다. 2009년에는 2930만 원을, 2010년에는 2209만 원을 기부했다. 이 기간 유 후보자의 소득은 1억2000만 원(2008년)에서 1억5800만 원(2010년) 수준이었다. 매년 본인의 소득 대비 최소 13%에서 최대 20%의 기부금을 낸 것.
남편 남 씨도 '기부 천사'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2006년부터 2008년 10월까지는 한 푼도 기부하지 않았던 남 씨는 2008년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2048만 원을, 2009년에는 2285만 원을, 2010년에는 3894만 원을 기부했다.
홍영표 "상식적인 가계 운용으로 보기 어려워…소망교회에 냈나?"
2007년 이후 두 부부가 총 1억 7000만 원을 기부했는데, 유 후보자의 금융권 채무는 2000년 이후 현재까지 1억9700만 원에 달한다. 홍 의원이 "상식적인 가계 운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홍 의원은 "자세한 내역을 국세청 자료를 통해 확인해 봐야겠지만 유 후보자가 소망교회에 다닌 시기와 기부금이 급증한 시기가 대략 일치하는 것을 볼 때 교회에 거액의 기부금을 낸 것 아닐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현재 유 후보자 측에 기부금 상세 내역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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